본고는 1980년대 출판된 북한 작품집 『형제』에 수록된 네 편의 단편소설 <잊지 못할 추억> <아들> <눈보라 속에서> <만만디 다리에서>를 중심으로 북한 작가들이 중국지원군에 대한 서사적 특징을 분석하려 한다. 『형제』에 수록된 네 편의 소설은 1980년대 북한의 우의탑 증축, ‘도라지 소녀’, 조·중 수교 35주년 등의 현실 사건에 호응하여 북한이 중국 항미원조에 대한 역사적 기억과 조·중 관계에 대한 공식적 태도가 문학 영역에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텍스트 분석을 통해 네 편의 작품 속에서 창작 기교와 지원군 이미지 처리 등에서 뚜렷한 유형화와 일치성을 알아볼 수 있다. 첫째, 중국지원군 주인공과 북한 민중 주인공들 사이의 ‘가정재건(家庭重建)’식 가족애 서사로 조·중 양국의 사회주의 동맹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둘째, 영웅 서사를 중요시한다. 작품들에서 지원군 인물들을 모두 혁명적 낙관주의 정신을 가지고 있으며 위험에 처했을 때도 두려워하지 않는 영웅적인 이미지로 등장시킨다. 셋째, 항일전쟁 시기부터의 국제주의 이념을 일관되게 계승하면서 동시에 중국에 대한 이역(異域) 상상이 내포되어 있다. 『형제』의 네 편의 소설에서 중국지원군은 북한을 지키는 친구, 국제주의의 실천자, 조·중 우애의 건설자 등의 이미지로 조·중 인문교류의 특수 주체가 된다. 이를 통해 1980년대 초반 북한 사회의 중국 항미원조에 대한 집단적 기억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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