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김정은 시기 당국의 직업정책 및 직장생활세계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탐색적 연구이다. 이를 위해 김정은 시기 영화/드라마 작품 중 공장을 배경으로 하는 TV드라마 <표창>(2015)과 <북방의 노을>(2017, 10부작) 두 편을 선정하였다. 당국이 표방하는 ‘계승담론’의 실제를 파악하기 위해 작품 속 인물들의 전형성, 관계성, 행위, 대사 등을 분석하였고, 정책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각 작품의 원작 소설인 <딸의 고민>(1992) 및 <북방의 노을>(2010)과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두 드라마는 계승담론을 기층 노동자 계층과 기술직 인텔리로 각각 이원화시켜 표상하고 있었다. 실적 위주 소영웅주의에 대한 비판이 담긴 소설은 공장의 신세대 노동청년을 향한 직업세습 메시지가 담긴 드라마 <표창>으로 재탄생하였다. 반면, 자력갱생과 기술 혁신을 달성한 3월5일청년광산의 실제 사례를 모델로 만들어진 <북방의 노을>은 소설 속에서는 생동하게 그려지던 기층 노동자들의 존재는 희미해지고, 기존 기술직 간부계층을 신세대 기술직 인텔리로 과감하게 세대 교체하며 성과지향적 기술영웅을 내세우고 있다. 결국 김정은 시기 북한 당국은 드라마를 통해 신세대 기층 노동자에게는 직업세습을, 신세대 기술직 인텔리에게는 생산기술 혁신 성과를 주문함과 동시에 간부로의 상향이동 가능성을 제시하는 직업계층 정책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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