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인종주의와 관련한 다양한 이론에 바탕해, 재일한인 3세 최실이 쓴 『지니의퍼즐』에 나타난 일본 인종주의의 특수성을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하였다. 특히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이후 ’일본형 배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에 새롭게 주목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열세 살의 어린 학생이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를떼어내서 던져버리는 충격적인 ’혁명‘을 벌인 이유와 그 문제점 등을 살펴보았다. 패전 이후, 일본은 문화를 본질화하고 이에 따른 서열화의 논리가 전경화 된 문화적 인종주의에 바탕한 단일민족적인종주의를 내세웠다. 이러한 인종주의는 2010년무렵부터 일본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헤이트 스피치를 통해 드러난다. 『지니의퍼즐』에서는 일본의 제도적 인종주의가, 지니가 다녔던 일본학교를 통해 실감나게형상화되고 있다. 『지니의퍼즐』이 일본의 인종주의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대목은일본 인종주의의 특수한 형태인, ‘일본형 배외주의’의 작동양상을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형 배외주의’의 핵심은 일본내 재일한인을 ‘한국이나 북한의 대리인’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대포동 미사일 발사는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며, ‘북한의 대리인’으로 인식되는 재일조선인에 대한 적개심을동시에 끌어 올렸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니는 조선학교 교실에 걸려 있는초상화 액자를 깨뜨려서 창 밖으로 집어던지는 행동을 한다. 열 세살의 지니가 일본의 인종주의에 맞서는 길은, 초상화로 상징되는 ‘북한이라는 네이션’과 절연하는일이었던 것이다. 차별은 기본적으로 ‘차별을 하는 사람’의 문제이지, ‘차별을 당하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지니의 ‘혁명’은 결코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없다. ‘혁명 이후’에 지니가 정신병동에 가게 된 이유는, 결국 자신의 ‘혁명’이 지닌 모순을 극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니의 ‘혁명’이 지닌 모순은, 일본의 인종주의가 얼마나 괴물적인 힘을 지니고 있는지 우회적으로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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