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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세계여성대회와 분단 체험-이효재, 목격과 침묵 그리고 증언 사이에서

World Conference of the 1975 International Women’s Year (Mexico City) and Lee Hyo Chae’s Experience of Korean Division : Between Silence, Witness and testim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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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혜령
소속 및 직함 성균관대학교
발행기관 상허학회
학술지 상허학보
권호사항 68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413-471
발행 시기 2023년
키워드 #1975년 세계여성의 해 세계여성대회   #이효재   #독재 정권   #분단 체험   #증언   #제3세계   #긴급조치 9호. 계급 재생산   #중상층 여성   #이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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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1975년 6월 19일에서 7월 2일까지 두 주에 걸쳐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유엔의 세계여성의 해를 기념한 세계여성대회를 대한민국 정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한 이효재를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맥락화하고자 했다. 박정희 정권은 한편으로는 1975년 4, 5월 인도차이나 공산화에 따른 안보 위기 속에서 긴급조치 9호를 선포하여 여성을 대중을 안보총화의 대열로 동원하는 데 세계여성의 해에 대한 여성계의 기대를 활용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10월 한국문제를 의결하는 30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북한과의 외교전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도 참석한 세계여성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한다. 그러나 그 현장은 이효재에게 있어 분단 체험이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대표단으로서 해야 할 일은 침묵하는 것, 그리고 제3세계 측이 제안한 <멕시코 선언>과 여러 결의문에 대한 각 국가에 대한 호명 표결에서 미국을 위시한 서방측, 제3세계 국가들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이효재는 박정희 정부의 지시로 대표들이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석했다고 말하도록 강요받는다. 또한 허정숙이 우리말로 연설한 장면을 목격하는 등, 북한 대표단으로 파견된 북한 여성들과의 조우를 말할 수 없었으며, 거기서 오는 불안과 긴장만이 아닌 감격과 그리움의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는 체험을 한다. 이효재에게 있어 고통을 수반한 분단 체험이었으며, 분단을 이용하여 여성으로서의 목소리를 강탈당한, 그러나 말할 수 없는 사건으로 남게 된다. 그 이후 이효재의 「분단시대의 사회학」을 위시한 1970년대 말의 글쓰기는 멕시코시티에서의 분단의 체험을 직간접적으로 쓰는 증언이자 <멕시코 선언>에 대해 자신의 입장 천명이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그녀는 긴급조치 9호가 상류층의 이민금지라는 조항을 담고 있는 것을 포착한다. 그는 분단이라는 정치경제적 구조는 중상층 계급의 가족 재생산에 대한 불안을 야기하여 미국으로의 이민을 부추기고 있으며, 여성들은 계급적 가족 재생산의 주체가 됨으로써 부계혈동의 가부장제와 분단을 강화하는 수행자되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시대적 증언과 분석의 과정에서 그는 자신을 세계여성대회의 일원으로 발탁한 상류층이 주도하는 여성계와 단절할 뿐만 아니라 진보적 좌파 페미니스트로 탄생하게 된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