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재난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묻는 태도가 당파적 감정(정당일체감)의 영향을 받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재난은 비정치적이고 예상치 못하게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선행 연구들은 정부의 재난 대응에 대해 시민들이 인지적으로 평가해서 이를 정치행태에반영하는 것으로 봤다. 하지만 여기에도 당파적 감정이 개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본연구는 2022년 이태원 할로윈 참사를 사례로, 재난에 대한 태도를 종속변수로 해서 당파적 감정의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을 위해 전국의 1,008명을 대상으로 한 개인 수준의 조사 데이터를활용했다. 분석 결과, 첫째, 여당에 정당일체감을 가진 사람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정부에 대한비난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고, 그 실질적 유의미성은 정치적 이슈인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정당일체감의 영향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여당에 정당일체감을 가진 사람은 이태원 참사의 정부 내 책임 소재로 대통령을 회피해서 다른 기관에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발견은 유권자의 회고적 판단을 근거로 선거를 통해 정부에 책임성을 부과한다는 합리적 선택의 근본 메커니즘이 당파적 감정에 의해 훼손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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