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1982년부터 2001년까지 발간된 북한 고등학교 『조선력사』 교과서 가운데 원시공동체사회부터 ‘발해와 후기신라’까지의 ‘창조의 역사’ 관련 서술을 검토하였다. ‘창조의 역사’는 노동을 통해 창조한 생산 활동과 문화예술을 말한다. 원시공동체사회에서는 노동을 통한 생산 활동이 중심 내용을 이루고, 고대사회 이후는 문화예술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문화예술에 대한 서술에서는, 1990년대 이후 세계문화사적 관점에서 유구성과 우수성, 독창성이 더욱 강조되었고, 고구려와 평양 중심주의가 강화되어 나가면서 계급적 한계성도 지적되었다. 김일성 교시와 김정일 ‘말씀’이 단원마다 앞부분에 길잡이로 서술되어 있어서, 북한정권의 현재적 입장이 늘 투영되었다. 원시공동체사회에서는 노동을 통한 창조적 생산 활동과 그 과정에서 이룩한 문화예술을 다루고 있다. 원시공동체사회의 문화는 민족문화의 첫 싹으로 우리 조상이 옛날부터 재능 있고 지혜로운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하였다. 1983년판부터는 주체사상을 반영한 김정일 ‘말씀’이 추가되었다. ‘고대문화’는 우수하고 뛰어난 과학기술과 예술적 재능을 보인다고 서술하고, 고대 문화를 ‘동방문화’라고 규정지어 중국문화와 구별했으나, 문화예술 이외에 창조적 생산 활동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못했다. 1983년판부터 평양 문화의 유구성과 우수성을 칭송했으며, ‘단군릉 발굴’ 이후인 1995년판 교과서에서도 계승 강화되었고 ‘조선민족제일주의’의 영향을 받아 ‘예의도덕과 풍습’이 추가되었다. 삼국시기의 문화에서는 고구려 중심주의가 점차 강화되었고, 세계사적 관점에서 높이 평가하면서도 봉건적․시대적 한계성을 지적했다. 유교와 불교를 비판하면서도 그 영향 아래 창조된 작품들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하다는 모순된 평가를 내렸다. 1995년판부터는 평양과 고구려 중심주의가 더욱 강화되었고, 불교를 기독교와 연결시켜 비판하였다. ‘발해와 후기신라의 문화’에서는, 발해와 고구려의 문화적 계승성을 강조하면서도 신라문화유산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서술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