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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의 멘탈리티 위반의 서사 - 단편소설 「정든 곳」의 국가 윤리와 개인의 욕망 사이

Narrative of Mentality Violation in the Kim Jong Un Era : Between the national ethic and individual desire of the short story “A Lovely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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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지순
소속 및 직함 통일연구원
발행기관 상허학회
학술지 상허학보
권호사항 64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445-476
발행 시기 2022년
키워드 #우울   #외로움   #고독   #소외의식   #문제적 인물   #김정은 시대의 북한 단편소설   #이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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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박광의 단편소설 「정든 곳」(2019)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책임감을 갖고 섬 분교에 오는 처녀 교원이 ‘나’를 교화하는 이야기이다. 초향은 국가 윤리와 사회적 압력을 대변하는 인물이지만, ‘나’는 외로움과 고독에 천착하는 문제적 인물이다. 소설은 ‘나’의 심리적 갈등과 감정 변화를 통해 이상과 현실의 괴리, 사회주의 대가정에서 느끼는 소외감, 집단주의에 포섭되지 못하는 개인주의적 욕구와 에로스적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속마음과 변덕스러운 감정으로 서술되는 ‘나’의 내면은 육성으로 발화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북한 문학은 국가가 부여한 사명을 열정적으로 수행하는 인물을 통해 국가 담론과 당적 목표를 선전해 왔다. 그러나 「정든 곳」은 교정되어야 하는 인물의 생생한 내면 갈등을 보여줌으로써 주변부에 머물렀던 인물을 주인공으로 끌어올린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주인공은 국가정책과 담론을 내면화하고 실천해 왔던 기존의 주인공과는 다른 양상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은 ‘나’의 심리를 가감 없이 묘사할 때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을, 국가의 사회적 기대와 윤리를 전달할 때는 전지적 작가 시점을 사용한다. 이 같은 시점의 전환은 공적 목소리로 위반의 서사를 통제하고 조율하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국가의 담론적 층위와 갈등하는 생활세계 속 개인의 이야기는 북한의 사회적 압력이 이전처럼 균질하게 행사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특히 ‘나’의 통제되지 못한 외로움, 고독, 출세욕과 인정욕구 등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북한 사회의 이면을 간접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오랫동안 공고히 구축해 왔던 멘탈리티의 위반 양상이라 할 수 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