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개최된 북·러 정상회담은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핵·미사일 실험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지탄받고 있는 북·러 양국이 전방위 협력을 약속하였기 때문이다. 현재 북·러는 경제를 넘어 군사 분야로까지 협력을 확대하며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향후 북·러의 희망대로 중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북·중·러 삼각 공조가 형성된다면 동북아 안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북·러 협력으로 인한 잠재적인 이익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본 연구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 협력 강화에 관한 중국의 딜레마를 고찰하였다. 논의 결과 북·중·러 삼각 공조 구도가 선명하게 형성될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이는 중국의 소극적 참여에 기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북·러 밀착은 국제사회의 중국 책임론 확대를 불러올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북한의 도발 국면에서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는 북·러에 대한 중국의 전방위 협력은 국제사회의 대중국 인식 및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북·러 밀착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로 이어져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이 확대될 수 있다. 중국은 동북아 패권 확대 과정에서 국제 질서를 파괴하는 북·러와 같은 집단으로 묶여 한·미·일과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를 우려하고 있다. 셋째, 북·러 관계 강화는 양국의 중국에 대한 상대적 의존도를 낮추게 된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북한 문제를 둘러싼 국제 협상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특히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이 크게 확대된다면 상황에 따라서는 중국이 이를 견제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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