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분단 논의는 지금까지의 통일 지향의 분단론을 극복하고, 분단 상황으로 인해서 남한과 북한 사회에서 발생한 문제 상황을 극복하면서 평화적으로 공존하는것을 지향한다. 이는 분단 문제의 초점을 평화적 공존에 두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과거의 분단론이 식민주의적 이분법에 근거하였음을 반성하며, 특히 폐쇄적 민족주의에 기초한 통일론을 부정한다. 이러한 탈분단 논의는 문학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하종오의 탈분단 관련 시들은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하종오의 시집 남북주민보고서, 세계의 시간을 통해서 그의 탈분단적 상상력을 검토하면서 기존의 분단론과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 것인지를 해명하고자 했다. 이는 분단론이 갇혀 있는 민족주의, 식민주의, 통일목적론 등의 한계를 넘어서는 문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과거의 분단론은 ‘하나’(통일)를 지향했지만, 하종오의 탈분단 상상력은 ‘여럿’(차이의 공존)을 지향한다는 데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식민주의적 이분법에서 벗어나서 대립을 넘어선 다양성, 그리고 개성이 존중되는 평화로운 공존을 염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반드시 통일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남북한이 평화적으로 공존한다면 세계화 시대에 맞추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멋진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가능성의 실현은 당장은 불가능하므로 초국적 자본의 흐름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종오 시에서 초국적 자본주의의 흐름은 그런 의미에서 탈분단의 가능성을 앞당기는 조건이 된다. 제3국에서는 자국에서는 불가능한 만남이 가능하며, 남북의노동자들이 서로 배려하며 연대할 가능성이 낮은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종오의 탈분단의 상상력은 세계 자본주의 시장의 변화를 중요하게 받아들인다. 이 또한 과거의 분단문학이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대립 구도에서만 바라보던 것과는 달라진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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