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중립화는 한민족의 오래된 의제이다. 일찍이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민족지도자들은 중립화를 민족 독립의 방략으로 삼아 왔다. 1950년대 조소앙 등 납북 민족주의자들이 북한에서 통일 한국의 중립화 방안을 제기하였다. 북한의 김일성은 1975년 남한만의 중립화 문제를 제기하였고, 이어서 1980년 고려연방제통일방안에서 통일한국의 중립화방안을 공식적으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는 남북의 통일방안으로서 제안된 것이며, 국제적인 중립화 체제를 요구한 것은 아니었다. 이후 김일성은 1987년 미소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중립 완충국 방안을 고르바쵸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통해 미국 레이건 대통령에게 전달하였다. 영세중립국은 기본적으로 국제법적 지위이며 국제적 승인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김일성의 제안은 통일 한국의 영세중립국화에 대한 보다 진전된 태도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김일성의 제안은 남북은 물론 미소 간에도 기밀 취급되어 보안이 유지되었다. 2018년 마침내 기밀이 해제되어 언론에 공개되었다. 그러나 이 김일성 제안은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아직 학계에서도 그에 관련된 논의는 찾기 어렵다. 그리하여 이 글에서는 한반도 중립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역사적으로 검토하고, 특히 1987년 김일성의 통일 한국 중립 완충국 제안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김일성의 친서가 미소 정상회담에서 고르바쵸프 서기장으로부터 레이건 대통령에게 어떻게 전달되었으며, 또 그것이 어떻게 한미 당국에 의하여 거부되었는지, 그리고 김일성이 제안한 통일 한국 중립화 방안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그에 대하여 어떤 대안이 있을 수 있는지 살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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