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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기의 (재)구성 염상섭의 『홍염』· 『사선』론

(Re)constructing the Korean War Period Yom Sang-seop’s Hongyeom-Saseon

상세내역
저자 유서현
소속 및 직함 서울대학교
발행기관 인문학연구원
학술지 인문논총
권호사항 79(1)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281-316
발행 시기 2022년
키워드 #염상섭   #『홍염』· 『사선』   #냉전   #5.30 선거   #여성 주체성   #유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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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염상섭의 『홍염』·『사선』은 일상성·통속성에 매몰된 태작으로 치부되어 오랫동안 연구사에서 소외되어왔다. 그러나 이 연작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재조명될 가치가 있다. 첫째, 『홍염』· 『사선』은 한국전쟁에서의 가시적인 적(북한과 공산진영)이 아니라 전쟁을 불러온 비가시적인 책임자들(미국과 남한정부)을 주목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50 년 6월 말이 단지 한국전쟁의 전야가 아니라 중소조약 체결 이후 불안을 느낀 미국이대일강화조약을 준비하면서 냉전을 심화시킨 시기임을 상기시킨다. 또한 미국과 유엔에 지나치게 의존하던 남한정부가 한국전쟁 초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면서 혼란이 가중되었음을 폭로한다. 둘째, 『홍염』·『사선』은 해방기에 남북협상 및 평화통일을 지지했던 중간파 염상섭의 현재적 심경을 엿보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요한다. 염상섭은1950년과 1948년에 벌어진 특정 사건들을 한 데 선별해 제시하는데, 이 사건들을 묶어주는 주제가 바로 좌우합작 통일론이다. ‘무소속=중간파’의 대두 및 평화통일론자 조봉암을 주된 키워드로 삼아 5.30 선거가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마지막으로, 『홍염』· 『사선』의 연애서사는 1950년대 남성 지식인인 염상섭의 정치적 상상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오늘날의 독자들이 새로운 정치성을 발견해낼 수 있는 가능성의 장이다. 염상섭은 ‘한반도의 평화를 깨뜨린 책임자’와 ‘가정의 평화를 깨뜨린 책임자’를 중첩시키는 전략을 통해 냉전기 한반도에 대한 그의 문제의식을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가정을 이탈하는 중년 여성들은 작품의 핵심적인 비판 대상이 되지만, 이들의 모습이 주요하게 초점화된다는 바로 그 점으로 인해 도리어 대항적 해독(oppositional decoding) 또한 가능해진다. 선옥-호남-취원의 삼각관계가 아닌 선옥과 취원의 관계 발전으로 시선을 돌리면 『홍염』· 『사선』의 연애서사는 남성 가부장의 존재/부재가 아닌 여성들 간의 모방과 인정을 통해 여성의 주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