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북한과 한국에서 체제 수립기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를 중심으로 수립된 “남녀평등”과 “여권신장”의 기원, 특징,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남북의 각 체제와 주민들의 경험에서 도출할 수 있는 젠더평등의 발전요인과 제약요인을 검토한다. 북한에서는 조기에 남녀평등권법령이 발포되었지만, “봉건적 남존녀비”의 철폐와 여성의 노동계급화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적 남존녀비”가 존속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이 수반되지 않았다. 한국의 경우 북한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성격의 여성 활동가와 운동가들의 활약으로 인해 “여권신장”이 아래로부터 추동되었지만, 해방 전부터 지배적이었던 현모양처 이상형이 경제사회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존속되었다. 북한과 한국에서 공통적으로 체제 공고화 시기 경제발전의 경로가 가부장제를 완화하기 보다는 변형된 형태로 유지 강화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결국 체제의 차이를 막론하고 북한과 한국의 젠더문화와 질서는 탈가부장제에 있어서 한계를 보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통일코리아의 젠더평등을 구상하는데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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