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로동신문 보도사진을 통해 북한의 수도 평양의 팬데믹 씬(scene)을 고찰하고자 한다. 도시에서 신은 주민이 자신이 보는 동시에 보이기 원하는 연극성을 기본으로, 이러한 성향이 도시를 배경으로 전개됨으로써 만들어진다. 이 논문은 신을 ‘장소성격’, ‘인원규모’, ‘행동목적’의 합으로 보고 이러한 신의 구성요소에 따라 로동신문 보도사진을 살펴봤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발생 시기를 전후로 보도사진을 나눠 두 개의 그룹을 비교한 후, 분석 내용에 위치 정보를 더해 평양 지도에 시각화했다. 평양의 팬데믹 씬을 시각화하는 장소는 대동강 남단 동측에 위치한다. 외관에 있어서는 대규모, 새것, 보건 위생이 전면에 내세워진 도시지만, 실질적 생산성의 가시성은 약화된 도시라 할 수 있다. 한편, 전염병이 전 세계에 가져온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나타난 북한의 상황을 특수성이란 용어에 한정 지을 수 있는지 고찰할 필요가 있다. 도시를 배경으로 한 로동신문에 규격화된 극적 장치는 팬데믹이 전 세계에 가져온 새로운 보편성을 일부 보여준다. 하지만 일상 공간에는 팬데믹 전보다 더욱 개입하여 비대면과 개인 생활로 요약되는 일상적 차원의 새로운 보편성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북한이라는 극은 사회 전반뿐만 아니라 일상을 모두 중계하는 버라이어티 장르이며, 팬데믹은 이러한 성격을 향한 가속 장치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