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한반도 분단과 통일이 이해되는 방식 자체가 다양한 정상성의 규범들을 구축함으로써 퀴어 정치에 가져오는 효과들을 가리키기 위해 ‘퀴어 디비전’의 개념을 제안하고, 2015년 남북 경계지역에서 전해졌던 키스하는 북한 군인들의 모습을 모티브로 삼아, 한반도를 배회하는 ‘키스하는 군인들’의 다양한 이미지를 추적하여 안보의 정치를 심문하는 가상의 주체로 불러와 한국사회에서 안보와 퀴어가 교차하는 양상을 분석한다. 이 연구에서는 안보가 국가안보 또는 군사안보로만 이해됨에 따라 정치사회적 이슈들이 위계화되고 성소수자 이슈가 ‘나중’으로 밀려나도록 하는 담론적 분할선과, 퀴어 신체를 공적 영역과 사회에서 배제하도록 작동하는 적아식별의 제도적 분할선들, 그리고 ‘군복’을 입을 수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하는 자를 구분함으로써 특정한 국민-안보 주체성을 정당화하는 도덕적 분할선을 퀴어 디비전의 분석적 대상으로 삼았다. 키스하는 군인들은 이러한 분할선들에 작동하는 이성애규범성과 호모규범성, 그리고 목적론적이고 신학적인 가정들을 각각의 방식으로 심문하고 한반도의 미래성에 대한 새로운 상상들을 요청한다. 퀴어 디비전의 관점에서 유토피아에 대한 새로운 상상은 보수와 진보를 가로질러 작동하는 분단-통일-안보에 대한 기존의 가정들을 비판하면서 그 의미와 작동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과 함께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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