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김일성에게 수령 칭호를 공식화했던 북한은 1972년에는 인민민주주의헌법을 사회주의헌법으로 전환하며 ‘수령제’ 정치체제를 확립했다. 1974년은 ‘수령 혁명론’(혁명적 수령관)을 내세워 북한을 수령중심주의(수령제일주의) 통치체제로 완성했다. 이론적으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수령’(뇌수)의 지위를 확보한 것이다. ‘수령론’과 ‘후계자론’도 이 논리를 더욱 보강해주어 ‘수령론’은 수령을 제도화시켰고 ‘후계자론’은 ‘미래의 수령’을 제시하였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김정은은 2012년 정권을 승계한 때부터 정치적으로 ‘수령’의 지위를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의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검토해볼 때 2020년까지 김정은 이름 앞뒤에 직접적으로 수령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다. 김정은을 수령으로 암시해 주는 문장도 2014년이나 되어서야 등장했다. 그러던 북한이 2021년 1월, 제8차 당 대회를 개최하고 김정은을 ‘당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그 추대사 내용에 그를 ‘인민적 수령’이라고 지칭했다. 이후 노동신문은 5월 14일자 정론에 처음으로 김정은의 이름에 직접적으로 ‘수령’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그 이후 노동신문의 기사들은 자연스럽게 김정은을 수령으로 표기했다. 한 노동신문 사설은 김정은이 제8차 당 대회에서 수령으로 추대되었음을 분명하게 밝혀주기도 했다 이처럼, 김정은이 2021년에 수령으로 추대된 북한의 현실정치를 ‘수령론’과 ‘후계자론’으로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는 수령이 하나의 지도자 이미지라는 점에 착안하고 ‘지도자(수령) 이미지의 상징화’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서 이 현상을 고찰하며 해석을 하고자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물을 얻었다. 김정은의 수령 이미지 생성(2014) → 수령 이미지 구축(2016) → 수령 이미지 강화(2019) → 수령 이미지 고착화/상징성 확보(2021)라는 단계가 성립되었다. 따라서 2012년에 암묵적인 수령의 지위 인정에서 2021년에 수령의 지위 공식화, 즉 김정은의 ‘수령 등극’이라는 북한의 현실정치를 유의미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2021년 제8차 당 대회는 김정은을 수령으로 공식화했을 뿐만 아니라, 김정은의 혁명사상(김정은주의)도 내세운 바 있다. 여기에는 수령은 영도뿐만 아니라 사상을 제시해야 된다는 논리가 작동되었다. 이처럼, 북한에서 수령과 혁명사상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김정은이 수령으로 등극했기에 독자적인 김정은의 혁명사상 대두는 필연적이었던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을 ‘인민적 수령’을 내세우며 그의 혁명사상을 ‘애민관’에 초점을 맞추었다. 여기에서 ‘인민을 더 잘 섬기기 위해서’라는 수령 등극 이유 및 그 정당성이 확보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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