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국어학계에서는 이두의 개념이 학자들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북한의 조선어학계에서도 관찰되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북한의 대표적인 이두 연구서에서 이두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고찰해 보고 그 결과를 남한의 국어학계의 견해와 비교해 보았다. 북한의 이두에 대한 개념은 홍기문(1957)에서 기본적인 토대가 마련되었다. 그는 이두를 조선어의 문법 구조에 따라 개편된 조선 한문을 독송한 결과를 기사(記寫)하는 데서 기원하고 발전한 서사어로 정의한다. 김영황(1978)은 홍기문(1957)의 이두 개념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였다. 그는 고유명사 표기를 ‘이두식 표기’로 지칭하며 이두의 논의 범주로 끌어들였으며, 이두음을 이두식 표기를 이두식으로 읽은 음으로 새롭게 정의하였다. 류렬(1983)에 이르러서는 고유명사 표기에 쓰인 글자들도 이두자로 인식하게 되었으며, 나아가 이두자를 이두의 필수 요소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두자는 중국의 한자와 다른 우리만의 형태, 소리, 뜻을 갖는 우리의 글자로서, 여기에는 한국 고유 한자처럼 새로 만들어낸 글자가 포함되는 것은 물론, 외형상 한자와 동일하더라도 그 소리와 뜻이 한자 본래의 소리와 뜻과 달라지면 그 글자를 모두 이두자로 보게 되었다. 이두자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오희복(1999)에서도 관찰된다. 이에 반해 남한의 국어학계에서는 이두자를 이와 같이 정의하지 않는다. 박성종(2016)처럼 이두자를 이두토 표기에 쓰인 글자로 한정하거나 북한의 조선어학계에서는 이두자로 보는 새로 만든 글자를 한국 고유한자로서 따로 다루고 있다. 더욱이 이숭녕(1955) 이후로 어휘 표기법을 문장 표기법과 구별하는 경향이 강하였기에 고유명사 표기에 쓰이는 글자를 이두자로 보지 않는다. 또한 구결에 대한 개념과 인식도 남과 북의 학계는 차이를 보인다. 남한의 국어학계에서는 석독구결의 존재로 인해 구결을 우리말 문장 표기법의 일종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면에 북한의 조선어학계에서는 음독구결만을 구결로 보아 구결을 우리말 문장 표기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자를 차용하여 우리말 문장을 표기하는 표기법을 지칭하는 이두의 하위 유형에 구결을 넣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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