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의 목적은 김정은 시대에 경제적 변화의 정치적 함의를 분석하는 데에 있다. 2011년 12월 김정은 집권 이후 십년동안 시장화는 더욱더 확산되고 심화되었다. 그 주요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제잉여의 성격 변화이다. 4차 핵실험 이후 고강도 대북제재가 지속되면서 외연적 렌트(external rents)는 감소하고 국내시장에서 발생하는 내연적 렌트(internal rents)는 가장 중요한 권력자원이면서 동시에 시장화 확산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둘째, 경제조정양식의 변화이다. 계획과 시장이 공존하는 가운데, 계획의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권력기관과 기업소는 시장에 나온 렌트에 의존해서 작동하고 있다. 돈주들은 생산물 시장 외에도 사금융, 사적 고용, 사적 부동산 거래 등을 통해서 렌트를 수취하고 있다. 이러한 렌트는 계획과 지배권력(관료)에게 공여되고 있다. 셋째, 생산관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생산관계 변화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은 돈주들의 정치경제적 영향력과 자율성이 증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정치와 경제의 관계에서 정치의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북한체제에서 정치우위의 핵심은 사회경제 부문에 대한 당의 지배가 여전히 실현되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김정은 집권 이후 당은 정치적 기능만이 아니라 시장을 이용하여 사회경제적 기능을 복원하려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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