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북한의 관계에서 ‘체제경쟁’은 한반도의 현실을 설명하는 수사로서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 수사가 갖는 설명적 기능은 한반도의 현실에 대한 암묵적 지식에 의존해왔다. 즉, 남북한의 체제경쟁은 사실상 설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반도 현실을 상징하는 수사로 사용되어 온 것이다. 이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남북관계를 인정(recognition) 개념으로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즉, 남북한은 분단국가 아래에서 주권을 확립하지 못한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정치적 실체로서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권을 확립한 통일국가를 지향하며, 이 과정에서 민족 내부 영역과 국제 영역에서 인정받기 위한 투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 영역은 분단을 야기하고, 남북관계의 양상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영역으로, 남북관계에 대한 국제정치적 분석은 남북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 연구는 이와 같은 인식에서 남북한이 1970년대 냉전기의 변화된 국제정치상황에서 비동맹그룹을 대상으로 한반도 합법정부로서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하여 수행한 상호작용을 인정투쟁론으로 설명하여 남북관계의 속성을 이해하는 데 기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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