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 헌터스』는 한국계 미국 작가 폴 윤(Paul Yoon)의 첫 소설로 2014년 뉴욕 영 라이온 픽션상(Young Lion Fiction Award)을 수상했다. 소설은 한국인 요한(Yohan)이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를 떠나 브라질에 정착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논문의 첫 부분에서는 한국전쟁의 트라우마가 요한의 기억 속에 남긴 상처를 세 가지로 정리해 설명하고자 했다. 바로 트라우마의 고착화, 전쟁 기억과 소싯적 기억의 교차 및 트라우마의 감각적 재현이다. 두 번째 부분은 트라우마 치유 과정 중 시공간 전환의 역할, 즉 과거와 현재가 화해하는 과정에 대해 살폈다. 북한과 브라질의 지리적 공간,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공간에 대한 요한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혼란스럽고 복잡했던 과거가 서로 충돌하다가 융합하고 결국 명확하게 분리할 수 있게 된다. 본문의 세 번째 부분에서는 요한이 주체에서 벗어나 자아와 타자를 융합해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에 대해 살폈다. 요한의 초점화 대상이 변화하고 선물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주체와 객체의 신분이 변화하면서 자아를 인정하고 초월하는 트라우마 치유 모델을 제시한다. 본문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모국어 환경을 떠난 요한이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면서 심리와 기억을 재구성해나가는 과정에 대해 살폈다. 요한은 새로운 언어를 빌어 새로운 기억으로 옛 기억을 대체함으로써, 트라우마가 새로운 환경 속에서 서서히 망각되도록 만든다. 본 논문은 소설『스노우 헌터스』중 주인공 요한의 트라우마 치유 과정을 통해 저자의 민족을 초월하는 트라우마 치유에 대한 상상을 고찰하고자 했다. 저자는 책에서 한국전쟁과 먼 국가 브라질을 동일한 서술 공간에 포함하여 자아와 타자를 융합시키고, 주체와 객체를 상호 전환하면서 서로 다른 민족의 통합된 율동 속에서 전쟁의 트라우마를 지워버린다. 소설은 문학적 창작을 통해 공동체의 힘을 보여주며 민족적 차이를 약화시켜 인류가 함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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