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근 제기되는 북한의 식량 위기론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FAD(Food Availability Decline; 식량가용량 감소)와 FED(Food Entitlement Decline: 식량획득력 감소) 이론을 활용하여 1990년대와 2020년대 사례를 비교하였다. FAD는 식량의 가용량을 중시하나, FED는 식량 획득을 위한 분배체계와 시장의 식량 교환권 보장이 중요하다고 본다. 분석 결과 1990년대 대기근은 자연재해 등으로 FAD 관점의 식량 생산량 감소 탓도 있으나, FED 관점에서 배급 체계가 붕괴되고 시장에서 식량교환 획득체계가 작동하지 못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대 식량 위기론은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봉쇄로 무역과 외부 도입이 급감하고 자연재해까지 발생해 공급량이 감소해 비롯된 것이나, 1990년대처럼 대기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0년대가 1990년대와 다르게 국가기관과 기업소, 공장 및 협동농장, 국영농장의 공적분배체계(PDS)가 가동되고, 특히 시장의 식량교환 획득체계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북한 전역의 시장은 공급과 수요 논리가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자리잡아 식량 부족을 보완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봉쇄와 내부 통제가 장기화되면 위기론이 지속되고, 빈곤층·노약자 등 약자층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이 글은 정책적 시사점으로 단기적으로 FAD 관점의 가용량 부족에 대응해 남한 정부가 국제사회와 협조해 식량과 코로나 19 대응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FED 관점의 획득력 제고에 초점을 맞춰 북한의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이나 북한의 시장 및 경제적 제도개선 자문 등이 필요함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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