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김소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굿바이 마이러브NK: 붉 은 청춘>을 중심으로 모스크바 8진으로 불리는 망명 유학생의 삶과 예 술 세계를 고찰한 것이다. 모스크바 8진은 1956년 8월 종파사건 이후 소련으로 망명한다. 종파사건은 북한 역사상 일대 전환기적 사건으로 연안파와 소련파가 8월 전원회의에서 김일성을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실패한 사건을 말한다. 8진은 소련에서 망명자 신세가 되어 모스크바, 이르쿠츠크, 도 네츠크, 스탈린그라드, 카자흐스탄 등지로 흩어져 살면서 디아스포라 기 제의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제작, 나아가 고려인 2세대 문학을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국적자라는 처지는 이들 의 예술 활동 전반에 그대로 반영된다. 최국인은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가맹공화국들이 소련민족과 친선을 도모하는 영화나 신장 위구르인의 모습을 담은 영화를 제작하였다. 양 원식은 다큐멘터리 영화 <알마티>를 제작하여 알마티의 자연 경관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는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였다. 그러나 최국 인은 고려인 공화국이 존재하지 않았던 소련에서 민족을 위한 영화를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비참함을 가지고 있었다. 이처럼 어느 특정 민 족의 구성원에 속하지 못한 자신들의 처지인 디아스포라 기제는 다양한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통하여 제작된다. 한진은 「비상사고」, 「그 고장 이름은?」 등의 소설을 비롯하여 삼팔선 을 배경으로 한 희곡 「나무를 흔들지 마라」를 발표하면서 분단의 현실과 한민족의 공동체 운명을 부각시킨다. 「그 고장 이름은?」은 고향을 찾아갈 수 없는 자신과 고려인들의 처지를 잘 드러낸다. 특히, 「나무를 흔들지 마라」에서는 적대적 관계인 남‧북 군인이 서로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하 여 한 그루 나무에 붙어 있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의 연출을 통하여 남북은 적대적 관계가 아닌 공생의 관계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무엇보다 한진이 남긴 문학 작품은 고려인 문단에서 중추적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는 점이다. 이밖에도 리진, 양원식, 맹동욱 등의 문학 작품 등에서는 전 쟁의 거부감과 김일성 1인 독재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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