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루이제 린저의 여행기를 분석하고, 이 텍스트가 당대 지식인, 정부, 독자대중에게 수용된 맥락을 검토하여, 냉전과 루이제 린저의 수용이 관계 맺는 양상을논구하였다. 루이제 린저는 방북 이후 한국정부에 의해 반한인사로 규정되었으나, 출판시장에서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간된 북한 여행기는 정부, 지식인과 독자 대중의 인식 사이에 놓인 간극을 보여주는 중요한 텍스트이다. 루이제 린저는 이 텍스트에서 ‘보편’의 균열을 노출하지만, 필화 사건을 겪으며 이 텍스트는 오직 ‘사회주의자’의 언설로서만 논의된다. 이후 출판시장이 서구지식 담론을 중심으로 “세계문학/문화”를 편찬하는 과정에서 루이제 린저는 ‘서구지성’이라는 강력한 ‘보편’으로 재정위된다. 남한 사회에서 루이제 린저라는 표상은 냉전 체제하의 남한사회의 한 단면을 투명하게 비추어 보이는 ‘거울’로 끊임없이 재구성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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