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전쟁 시기 인민군 내에 로동당 단체를 설치했던 대내외적 요인과 과정을 검토하고 그 역사적 함의를 구명하고자 했다. 전쟁 초반 인민군은 승기를 잡았으나, 인천상륙작전으로 인해 전세가 급변했다. 이를 계기로 일선 인민군 각 부대에서는 군사 규율이 느슨해지기 시작했으며 지휘부 역시 혼란에 휩싸였다. 이에 소련은 인민군 전체의 통솔 체계가 무너졌음을 지적하고, 그 근본 원인을 인민군 지휘 라인의 명령 불복종 및 무질서한 군사 기강으로 지목하였다. 그리고 북한지도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인민군 내에 로동당 단체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인민군 내 당 단체의 설립은 곧 당원 확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먼저 전투에서 공훈을 세운 병사들을 적극적으로 당원에 가입시켰다. 또한 입당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모범 구분대 창설 운동’과 같은 조직적 수단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군 내부에 당원이 증가하자 이들에 대한 통제가 중요한 현안으로 되었다. 이에 당원들은 부대 내에서 지휘관을 도와 항상 모범적⋅희생적 모습을 보이도록 상호 단속했으며, 당 회의를 통해 당의 상부가 하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였다. 결국 당원이 된 군인들은 향후 북한 사회를 이끄는 간부로 주목받았다. 정전을 앞두고 북한 당국은 이들을 중앙의 당 학교와 각 도의 당 학교에서 수학하도록 하여 간부로 양성하고자 했다. 이와 함께 1952년 말 행정구역 개편이 단행되자, 로동당 차원에서는 제대한 군인들을 각 리의 행정업무를 담당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적 과정은 1950년대 북한의 전후 복구와 사회주의 이행에서 제대한 군인들이 중추적으로 활동하는 기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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