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사적 유물론 이상으로 민족주의 역사학이 가지는 영향력이 지대하다. 1950~60년대에 북한은 사적 유물론과 민족주의가 혼재된 양상으로 역사학이 발전하고, 1970~80년대에는 주체사상으로 인해서 김일성 혁명사가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민족주의 역사학이 약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다가 1990년대 단군릉 발굴을 계기고 북한의 민족주의 역사학은 대동강문화론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의 민족주의 역사학(후기 민족주의 역사학)을 그 이전의 민족주의 역사학(전기 민족주의 역사학)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차이점을 대다수의 선행 연구에서는 북한의 고대사 연구가 정치화된 탓으로 비판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비판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은 미흡해 보인다. 따라서, 본 논문은 후기 민족주의 하에서 북한의 고대사 연구의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북한의 모든 연구 성과를 정치화된 민족주의의 결과로 환원시키기보다는 구체적 사례연구를 통해서 민족주의의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받았다 하더라도 긍정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개별적으로 분류하여 남북한 고대사 통합을 위한 전략을 제시하려고 하였다. 그 결과 주장의 일관성과 반증가능성을 감안하여 북한의 민족주의 역사학을 ‘악성’과 ‘양성’으로 구분하여 보았다. 향후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북한 역사학의 정치성을 경계하면서도 남북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통합의 민족주의 역사학’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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