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북한은 경제체제 전환의 도상(道上)에 있는 것인가.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선대시기에 비해 상당히 진일보한 경제정책 추진으로 경제체제의 변화 가능성에 기대를 모았으나 최근 들어 과거로의 유턴, 다시 말해 고전적 사회주의 체제로 회귀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코르나이(János Kornai)의 사회주의 체제의 전환 이론의 개념을 차용하여 북한의 시장화, 사유화, 자유화와 관련된 경제정책 변화 및 동향들을 살펴보았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의 ‘시장화’는 시장의 역할이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 작동의 보조 기능에서 실물경제 메커니즘으로써 사실상 계획경제를 유지하는 주요 축 또는 상호의존과 공생관계(이중경제구조)로 고착화되어가는 과정으로 보여진다. 둘째, 북한의 ‘사유화’는 사회주의적 소유 원칙과 실질적 사유화 현상의 공존 속에 제 부문이 사적 자본에 의존하면서 사실상 사영(私營)화로 변화되고 있고, 공적 영역에 대한 개인의 투자 증대로 사적 소유권도 점차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셋째, 북한의 ‘자유화’는 당적 지도의 이완과 자율성‧분권화 확대 동향 속에 당 결정의 하향식에서 재정관리 및 집행 권한의 일정 부분을 기층에 부여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의 현 상황이 사회주의 국가 체제전환 초기 경험과 상당히 유사한 측면이 있고, 시장화‧사유화‧자유화에 대한 변화의 관성과 불가역성이란 코로나이의 시각에서 볼 때 북한은 과도기적 전환경제의 도상에서 점진적인 정태적 변환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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