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조선인민군 정체성의 성립과 변화 양상을 구조주의 및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체제의 특성상 한국전쟁이라는 특정 시공간이 제도 형성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 요인을 간과할 수 없기에 1차적인 분석틀로 구조주의를 차용하였다. 동시에 구조를 인지하는 행위자의 인식 또한 영향력 있는 변수로 작동한다고 보았는데, 이에 따라 당시 사회주의진영 및 북한 국내정치 행위자들과 행위자 간 상호작용 등 구성주의적 요소를 인민군 정체성을 분석하는 주요한 프레임으로 삼았다. 조선인민군 정체성이 구성되기 시작한 후 현대의 모습과 유사한 양상을 갖추기까지를 1945년부터 주체노선의 수립까지로 간주하였는데, 이에 따라 연구대상의 분석범위를 보안대가 창설된 1945년부터 조선인민군 내 정치위원회가 설립된 1969년까지로 설정하였다. 요컨대, 본 연구는 국가(‧지도자)의 행위와 동기가 제도 및 현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전제로, 인민군 정체성 변화에 영향을 미친 구조적 환경 및 주요 행위자들의 인식을 시기별로 분석하였다. 인민군은 형성 초기에서부터 현재까지 여전히 당의 군대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북한이라는 ‘국가’의 군사적 성격 또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총체적인 차원에서 북한사회는 군사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군 역시 ‘국가’의 명령체계 아래 북한사회가 추구하는 이념을 ‘군사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국가의 정체성과 군의 정체성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으며 오히려 상당 기간 유지해 온 북한정치권력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정치권력이 인식하는 국내외 정치구조적 변수는 북한의 국가성(‧당성)과 군집단을 촘촘하게 엮어 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정세를 인지하고, 자체적으로 수용하며, 정책으로 전환해가는 최고지도자의 행위가 정치 분야뿐만 아니라 군사적 차원으로 스며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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