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8·15 해방 이후 북한의 문화 관련 이론과 정책, 사업을 통해 북한 문화의 원형이 형성되는 과정을 고찰한 것이다. 북한의 문화 형성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확인되었다. 첫째, 북한에서 추진된 문화건설에는 정권, 예술가, 대중(노동자·농민)이 참여하였다. 정권은 문화시설 건설을 통해 군중문화의 기반을 조성하였으며, 직업적인 예술인들은 노동자·농민을 중시하는 문화이론을 정립하고 작품을 창작함으로써 군중문화의 문학예술적 기반를 구축하였다. 이와 같은 군중문화의 두 기반은 대중들이 군중문화써클을 통해 문화예술활동의 주체로 나설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둘째, 북한에서 추진된 문화건설의 원칙은 노동자·농민을 중시하는 것이었다. 문화이론인 ‘민주주의민족문화’론은 해방 조선의 신문화가 노동자·농민계급의 주도 아래 건설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론적으로 해명한 것이었다. ‘민주주의민족문화’론의 사상적 배경은 마르크스·레닌주의라고 할 수 있으나, 궁극적인 목표는 노동자·농민대중에 의한 민족문화의 건설이었다. 때문에 문화건설의 중점은 군중문화정책과 군중문화사업에 두어졌다. 정책은 노동자·농민대중과 문화예술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간극을 좁힐 수 있는 방안으로 채워졌으며, 이에 기반한 사업은 민주선전실의 군중문화거점화, 전문적인 문학예술의 대중화, 대중들의 문화예술활동이라는 방향에서 추진되었다. 그 결과 북한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노동자·농민대중은 이전과는 다른 문화예술활동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역사적으로 남한과는 결이 다른 북한의 ‘군중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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