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보위기는 반복된다. 문제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북한에서 찾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누가 이익을 보고 손해를 보는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인식과 현재의 위기 해결 방법은 문제가 많다. 본 연구는 이에 국내의 분단 기득권이 협력하는 '북한 악마화' 담론정치가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한편, 한미 언론을 통해 관철되고 있는 이 담론의 실체를 분석하고자 했다. 분석대상은 <조선일보>, <한국일보>, <한겨레>를 비롯해 미국의 <New York Times>, <LA Times>, <Washington Post>에 실린 사설, 칼럼과 분석기사다. 모두 대북정책에 관한 여론, 집단정서와 도덕적 평가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언론사다. 관련 기사를 수집한 기간은 2001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다. 정권의 교체기와 대외정책 방향성을 반영한 선택이다. 미국에서는 부시 2세, 오바마, 트럼프 정권이 한국에서는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했다. 분석을 통해, 우선 백악관이 제시한 '불량 국가' 독트린이 언론의 지배적인 관점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둘째, 북한의 악마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프레임으로는 국제사회와 이웃 국가를 위협하는 '안보위협' 및 대화를 통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신뢰파탄'이 대표적이었다. 북한에 대한 집단정서를 형성하는 표현으로는, 셋째, '잔혹함, 독재자, 병영국가' 등이 두드러졌다. 각종 경제 봉쇄 정책과 정권교체와같은 대외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규범적 주장에는 '중국책임론, 위장전술 경계, 지속적 압박정책'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북한에 대한 한국사회의 인식이 특정 담론의 개입에 따른 효과일 수 있다는 점, 미국의 대외정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 미국에 대한 한국 언론의 사대주의 경향이 현실에 대한 왜곡을 초래한다는 점 등을 지적한다. 분단을 극복하고 보다 평화로운 한반도 신질서를 위해 기존 담론의 오류를 분석하고 대안적인 담론을 생산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 논문을 계기로 꽃을 피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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