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통일에 대비하여 남북한 영유아 보육제도 통합방안을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북한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낮은 생산성과 불합리한 경제구조, 무모한 핵무장 정책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등으로 인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빈곤한 국가 중의 하나로 추락한 지 오래되었다. 북한 경제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됨에 따라 사회 전체가 낙후되면서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의 수준도 매우 열악한 상황이며, 더불어 사회주의 체제의 대표적인 사회복지제도인 영유아 보육환경도 매우 열악한 실태이다. 이런 가운데 남북한이 분단 70여 년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달성하게 되면, 우리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남북한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기능별로 통합이 진행될 때, 사회복지 분야의 한 부분으로서 영유아 보육제도의 통합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영유아 보육문제는 통일한국이 향후 국제사회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미래 인재 양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오늘날 남북한의 현실을 보면 언제 통일될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우리 사회에서도 남북한 통일시대에 대비해서 영유아 보육제도 통합방안을 연구한 학자들이 많지 않다. 따라서 본 논문은 언젠가 통일이 되었을 때 남북한이 각각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던 영유아 보육제도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연구한 결과를 제시한 산물이다. 통일시 보육제도 통합에 대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있었으나 이 분야에 대한 기존의 연구자료가 매우 부족함에 따라 세부적인 연구 방향을 설정하고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본 논문이 앞으로 영유아 보육제도 통합 연구에 있어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남북한 영유아 보육제도 운영실태를 분석하고 통합시 예상되는 문제점을 도출한 다음, 통일에 대비해서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책적 제언을 도출해서 제시하였다.
본 논문에서 남북한 통일시 영유아 보육제도 통합을 위한 정책적 제언 마련이라는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정했던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남북한 통일시 남한의 보육제도를 북한 영유아들에게도 적용할 것인가?
둘째, 북한 영유아에게 어떤 보육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인가?
셋째, 남한의 보육프로그램을 전달하기 위한 보육교사 양성 방법과 시설·환경개선 방법은 무엇인가?
넷째, 남한의 보육프로그램을 북한 영유아들에게 제공하는데 필요한 재정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이번 연구를 위해 사용했던 연구 방법은 문헌 연구 방법이다. 기존에 발표된 각종 논문, 단행본, 언론 기사, 정부 통계자료, 북한에서 발행한 유치원 교과서 등을 수집해서 남북한 영유아 보육제도의 현 실태를 조사하고, 북한 이탈주민들과의 면접조사를 통해 문헌자료 연구 결과를 검증하였다. 이어서 ‘길버트(N.Gilbert)와 테렐(P.Terrell)의 분석틀’을 활용해서 남북한 보육 정책을 분석한 다음, 영유아 보육제도 통합시 예상되는 문제점과 이에 대한 정책적 제언을 도출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도출한 본 논문의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북한 통일시 남한의 보육제도를 북한 영유아들에게도 적용할 것인가?
남북한이 지난 70여 년의 분단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통일을 추구하게 된다면, 독일처럼 남한이 북한을 평화적으로 흡수해서 통일하는 형식으로 진행해야 될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분단국가들이 재통일되었던 사례와 2021년 현재 남북한의 인구수와 국가 경제력을 고려했을 때 북한지역 재건 역량을 갖춘 남한이 북한을 평화적으로 흡수 통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통일방법이 될 것이다. 남한 정부의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1민족, 1국가, 1정부, 1체제로 통일하는 것인데, 여기서 1체제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의미하므로 남한 체제로 북한을 흡수통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교육원(2017),『2017 통일문제 이해』, 통일교육원, p.12.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하게 되면 각 기능별로 통합을 추진해야 하는데, 통일의 주체가 남한이 되는 만큼 통합도 남한의 기존 제도를 북한지역에 이식해서 적용하는 방법으로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영유아 보육제도 통합도 남한의 보육제도를 이식해서 북한 영유아들에게 적용하는 방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북한 영유아에게 어떤 보육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인가?
남북한은 분단된 지 70여 년이 경과하면서 역사의식, 문화풍습, 언어, 민주 시민의식 등에서 많은 이질감이 형성되었으며, 국가 경제력의 차이로 보육시설의 현대화 수준에서도 많은 격차가 발생하였다. 통일 한국의 구성원으로서 남북한 영유아들에게 동질감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김일성 일가에 대한 충성심을 배양하고 사회주의 혁명의 후비대를 양성하던 북한의 보육프로그램을 배제하고, 민주 시민의식 함양을 중요시하는 남한의 보육프로그램을 북한 영유아들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셋째, 남한의 보육프로그램을 전달하기 위한 보육교사 양성 방법과 시설·환경 개선 방법은 무엇인가?
통일 이후 북한 영유아들에게 남한의 보육제도를 신속하게 이식해서 적용하려면 남한의 보육프로그램과 문화풍습에 익숙한 보육교사를 통일 이전부터 미리 양성해서 예비인력으로 확보하고 있다가 북한지역으로 파견해서 운영해야 한다. 남한의 보육프로그램을 북한지역에도 그대로 적용하려면 보육시설과 환경이 남한 수준으로 개선되어야 하는데, 비용 문제로 북한지역의 모든 보육시설을 한꺼번에 현대화할 수는 없으므로 급식 및 위생시설부터 먼저 개선하고 나머지는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도록 보육시설 개선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넷째, 남한의 보육프로그램을 북한 영유아들에게 제공하는데 필요한 재정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북한지역 보육시설을 현대화하고, 북한지역으로 파견할 보육교사 예비인력을 양성하며, 북한 영유아들에게 적용할 보육프로그램 개선안을 마련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므로 통일 이전부터 기금을 모금하거나, 정부 부처 예산에 포함해서 비용을 적립하거나, 통일부 남북협력기금에 포함해서 적립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보육프로그램을 보완하거나 소요 재정을 확보하려면 관련된 법령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영유아 보육과 관련된 법률 중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미리 개정안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영유아 보육제도 통합은 미래 통일 한국의 인재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오늘날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가 매우 큰 상태이므로 영양공급 수준이 다르고, 급식 시설과 위생시설 등 보육시설의 현대화 수준도 많이 차이가 나며, 보육 목적이 다르다 보니 영유아를 담당하는 보육교사들의 선발 과정과 자격 기준도 다르고, 운영하는 보육프로그램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 따라서 통일 이후 북한 영유아들에게 남한의 보육프로그램을 신속하게 이식하지 않으면 동질성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심지어 북한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이 차별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영유아들의 보육환경을 시급히 개선시켜야 한다.
본 논문은 남북한 통일시 영유아 보육제도 통합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관련 연구가 미진한 우리 사회 현실 속에서 개괄적이지만 보육제도 통합시 예상되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북한 영유아 보육제도와 관련된 북한 측 자료를 구하는 것이 매우 제한되었으며, 문헌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해 면접조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북한지역에서 영유아 보육과 관련된 유경험자를 찾는 것이 매우 제한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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