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자유주의’정체를 자임하는 대한민국의 정부와 민간이 비자유적인 북한에 제공하는 원조의 정당성 구조를 밝히려는 논의이며, 그 연장선에서 ‘한반도형 개발협력’이라는 대안적 구도를 제안하고 있다. 정당성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논의를 두 방향으로 확장하였다. 먼저 원조 공여의 주체는 자유주의 정체들로 확장하였다. 대외 원조는 사회 구성원들의 정치철학의 연장선에서 그 정당성을 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원조의 정당성을 논하기에 앞서 일반적인 원조의 정당성에 관한 논의를 전개하였다. 한편, 대외원조가 인간 집단의 취약한 현실에서 비롯된 국제관계이기 때문에 그 취약성의 개선, 즉 개발 자체가 목적이 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원조 효과성에 관한 논의도 살펴보았는데, 원조에 종사하는 주요 행위자들에 의해 지구상의 대표적인 원조 대상지역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가 실패로 규정되고, 기존의 지구적 원조 체제가 거부되며, 세계 경제체제에 참여하는 방안이 그 대안으로 제시되는 현실로부터 기존의 대외원조 체제가 대체로 수원국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파악하였다.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서도 기존의 대외원조체제의 제도내에서 원조를 공여해 왔고, 북한 역시 이를 활용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북한을 상대로 한 원조 체제는 마치 과거 냉전 시기와 같이 정치․군사적 문제들이 개발협력과 발전의 문제를 압도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제금융기구 가입이나 세계 경제체제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는 미국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원조와 개발협력은 지구적 개발협력 체제의 불확실성과 그 체제에도 북한이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는 냉전적 현실이 이중의 장벽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본 논문은 일련의 문제 해결을 위하여 자유주의 사상의 혁신, 기존 개발협력 체제의 혁신, 그리고 한반도형 개발협력의 국제화라는 대안적 개발협력 모델을 제시하였다. 전통적 자유주의 이론들로부터는 대외관계와 원조에 관하여 통합된 관점을 발견할 수 없지만, 존 롤스의 자유주의 이론은 적대적이거나 이질적인 정치체제를 갖는 만민들 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정치철학적 사유이기에 북한을 상대로 하는 모순적이고 복합적인 관계들에 있어서 유용한 관점을 제공하고 있다. 그의 이론은 그 자체로 자유주의 사상의 혁신이면서, 기존 개발협력 체제를 정합성 있게 재구성하도록 하고 있기에 본 논문의 문제의식에 가장 적합한 이론으로 도입하였다.
결과적으로 본 논문은 이러한 이론과 그에 따른 혁신들을 바탕으로, 남북 관계를 축으로 하는 한반도의 현실에서 원조와 개발협력이 담당할 수 있는 기능과 의미를 극대화 하려는 시도이며, 그 결과물로 대한민국이 이니셔티브를 담당하는 ‘한반도형 개발협력’(inter Korean-type of development cooperation)을 제언하였다.
핵심되는 말 : 존 롤스, 자유주의, 정의론, 국제정의, 개발협력, 분단 관계, 북한, 한반도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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