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북한과 중국은 모두 토지개혁을 단행했다. 지속 기간과 정책 변화 여부에 약간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양국의 토지개혁은 방식, 성과, 영향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많은 유사성을 공유한다. 이 논문은 북한과 중국의 문인들이 각국의 토지개혁을 어떤 방식으로 형상화했는지, 나아가 양국의 토지개혁 소설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봤다. 이를 위해 해방 직후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 발표된 북한과 중국의 토지개혁을 소재로 한 소설 속에 나타난 주체성과 도덕성의 양상을 비교 및 분석했다. 북한 토지개혁 소설은 남북 분단의 문학적 분기점이자 북한 문학의 출발점으로서, 중국 토지개혁 소설은 중국 당대 문학의 서막을 연 작품으로서, 비교문학적 시각에서 볼 때 두 나라에서 창작된 토지개혁 소설의 특성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제Ⅱ장에서는 북한‧중국 토지개혁 소설 속에 나타난 다양한 주체-농민, 지식인, 여성을 차례로 살펴보았다. 다양한 주체를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당시 양국의 국민에 대한 상상이 투영되었다. 1절에서는 우선 '신인간'과 '신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도자적 역할을 맡았던 지식인 출신의 당 일꾼의 이미지를 고찰했다. 다음으로는 '신인간'의 동반자로 그려지는 여성에 초점을 맞추어 북한 소설 속 여성 인물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지식인 출신의 당 일꾼이나 여성 인물의 경우 '신인간'의 보조적 존재로 형상화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절에서는 중국 소설 속에 나타난 영웅적 농민의 이미지를 고찰했다. 중국 소설에서는 북한 소설과 달리 지식인이 계몽자가 아니라 개조의 대상으로 등장함을 알 수 있었다.
제Ⅲ장에서는 북한‧중국 토지개혁 소설 속에 나타난 갈등 양상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도덕의 문제를 고찰했다. 북한 토지개혁이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진 데 비해, 중국의 토지개혁은 유상매수에서 무상몰수로의 전환을 겪어 비교적 길게 진행되었다. 북한 토지개혁 소설은 토지개혁이 완수된 이후 창작되었으나 중국 토지개혁 소설의 창작은 토지개혁의 전개와 거의 동시적으로 발전된다. 이로 인해 북한에서는 토지개혁으로 인한 농촌 현실의 전환과 농민의 생활 변화를 형상화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중국에서는 농민들의 계급의식을 각성시키고 그들이 토지개혁에 참여하도록 동원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따라서 북한 토지개혁 소설에서 농민과 지주 간의 계급갈등이 해소된 양상을 띤다면, 중국 토지개혁 소설에서는 이들의 갈등이 극대화된 모습을 보인다. 더 나아가 이러한 계급 갈등은 북한에서는 신구대립으로, 중국에서는 국공대립으로 전환되는 양상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장선에 놓인 소지주과 중농의 문제에 대해서도 두 국가의 토지개혁 소설은 완전히 상반된 처리 방식을 채택했다.
제Ⅳ장에서는 북한과 중국(대륙) 토지개혁을 형상화한 한국과 홍콩의 소설을 고찰했다. 외부의 시선을 통해 북한과 중국(대륙)의 토지개혁 소설에서 은폐되었던 폭력의 문제를 포착해 복원할 수 있고, 양국 토지개혁에 접근할 수 있는 기타 경로를 획득했다. 1절에서는 『카인의 후예』를 중심으로 토지개혁이 농촌적 인간관계에 가져온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 소설에서 토지개혁의 폭력은 주로 사적 폭력으로 나타났다. 2절에서는 『앙가』를 고찰해 국가 폭력이 농민에게 끼치는 피해를 지적하고, 중국(대륙)의 토지개혁 소설이 보여주는 농촌에 대한 유토피아적 상상의 허구성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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