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탈북 과정에서 다양하고 극심한 외상을 경험하며 외상후 스트레스(PTSD) 유병률도 높다. 부모가 경험한 외상으로 인한 정서적 ·심리적 상처는 자녀의 어린시절뿐만 아니라 성인기의 신체건강 및 심리사회적 안녕에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북한이탈주민 어머니의 PTSD증상이 청소년기 자녀의 정신건강(우울, 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가족기능과 아동기 부정적 경험의 매개역할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서술적 상관관계 연구로 남한의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 어머니와 청소년기 자녀를 한 쌍으로 모집하였으며, 총 113쌍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어머니는 외상경험과 PTSD 증상, 인지된 가족기능 수준을 측정하였고, 자녀는 인지된 가족기능, 아동기 부정적 경험, 우울, 불안을 주요 변수로 측정하였다.
통계분석을 위해 SPSS 버전 27.0과 SPSS PROCESS macro, 버전 3.5.3을 사용하였으며, 매개 분석의 경우 PROCESS macro 모델 6번을 사용하여 5,000개의 부트스트랩 샘플을 기반으로 수행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북한이탈주민 어머니의 평균 연령은 48.6 ± 6.8로 탈북과정에서 9.9±4.5개의 외상을 경험하였다. 국제질병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11th Revision: ICD-11)의 진단기준에 따라 PTSD 증상을 분류한 결과, PTSD 증상은 16.8% (n19), 복합성 PTSD(CPTSD) 증상은 17.7%(n20)로 확인되었다. 어머니가 인지한 가족기능은 평균 2.3 ± 0.5점으로, PTSD 또는 CPTSD가 있는 어머니의 가족기능은 PTSD 증상이 없는 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았다(F6.234, p .003).
청소년 자녀가 인지한 가족기능은 평균 2.0 ± 0.4점이었으며, PTSD 또는 CPTSD가 있는 어머니의 자녀는 정서적 반응 하부요인에서 유의하게 낮았다(F 3.786, p .026). 자녀의 아동기 부정적 경험은 평균 1.1 ± 1.4개였으며, PTSD 또는 CPTSD가 있는 어머니의 자녀의 아동기 부정적 경험이 유의하게 많았다 (F 5.811, p .004). 자녀의 우울 점수는 평균 5.3 ± 6.2점이었고, 불안 점수는 평균 6.3 ± 7.9점이었다. PTSD 또는 CPTSD가 있는 어머니의 자녀는 우울(F 3.407, p .037) 및 불안 (F 3.122, p .048) 수준이 유의하게 높았다.
본 연구 결과, 북한이탈주민 어머니의 PTSD 증상은 자녀의 우울과 불안에 직접적으로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어머니가 보고한 가족기능도 자녀의 우울과 불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 어머니의 PTSD 증상은 자녀가 인지한 가족기능과 아동기 부정적 경험을 순차매개하여 자녀의 우울(β 2.4117, 95% CI [.9606, 4.2761])과 불안(β 3.1588, 95% CI[1.2689, 5.4724])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북한이탈주민 어머니의 외상경험으로 인한 PTSD 증상이 청소년기 자녀의 정신건강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북한이탈주민의 외상의 세대간 전이 예방을 위해서는 북한이탈주민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통합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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