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갈등과 우호의 극적인 변화가 두드러졌던 시진핑 집권기(2012∼2019년)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요인을 정치지도자 시진핑의 국내정치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북한과 공개 비방을 주고받을 정도로 갈등을 겪었던 시진핑 집권 1기의 대북정책은 집권 2기에 접어들어 약 1년 3개월 동안 5차례의 정상회담을 진행할 정도로 우호적으로 변화하였다. 종래 학계는 시진핑 집권기 중국의 대북정책 결정요인을 미·중 관계, 중국의 對한반도 영향력 확대, 중국의 국가정체성 변경 등으로 설명해왔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기의 대북정책 변화가 워낙 극적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변화를 일관성 있게 설명하는 것은 상당한 난제로 여겨졌다.
본 논문은 종래 학계에서 대북정책 결정요인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시진핑의 국내정치적 이해관계, 즉 ‘승리연합’ 규모와 ‘엘리트 청중비용’ 정도가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정치지도자 가설’을 제기함으로써, 위와 같은 극적인 대북정책 변화를 일관성 있게 설명하고자 한다. ‘정치지도자 가설’은 국내정치적 이해관계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할 뿐 아니라, 시진핑 집권기 대북정책에 대하여 일관성 있는 설명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들을 보완하는 독창적 의의를 갖는다.
집권 제1기의 시진핑은 소수파 지도자로서 권력 유지에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승리연합’ 구축이 필요하였고, 정치엘리트에 의한 견제로 높은 ‘엘리트 청중비용’이 부과되어 리더의 개인성이 약한 ‘기제(Machine)’ 유형의 지도자였다. 반면, 집권 제2기의 시진핑은 ‘승리연합’ 규모 축소에 성공한 다수파 지도자로서, 정치엘리트에 의한 견제가 어려워져 낮은 ‘엘리트 청중비용’이 부과되고, 리더의 개인성은 강해진 ‘보스(Boss)’ 유형의 지도자로 변모하였다.
본 논문은 이와 같이 제1기와 제2기에서 두드러지는 시진핑의 국내정치적 이해관계 변화가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에도 중대한 요소로 작용하였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다. 먼저 시진핑 집권기에 관찰되는 극명한 대북정책 변화를 북핵문제와 북한문제의 통합/분리, 북·중 간 ‘당 대 당(黨 對 黨) 외교’의 축소/복원, 대북정책의 혼재/일관성 측면에서 집중적으로 조망한다. 나아가 그러한 변화가 ‘승리연합’ 규모와 ‘엘리트 청중비용’ 정도를 통해 해석이 가능함을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설명하는 현재 학계의 주요 경쟁가설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정치지도자 가설’이 기존 경쟁가설들의 설명 공백과 부분적인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음을 함께 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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