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중국과 북한이 적대국가인 미국과 관계 맺는 과정을 1972년 2월과 2018년 6월 처음 열린 미중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중심으로 연구한다. 정상회담의 첫 성사를 국제·국내 요인과 이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인식을 통해 분석하고, 두 정상외교의 유사점 및 차이점을 알아본다. 중국과 북한은 미국과 오랜 기간 적대 관계에 있었고, 강력한 권력을 지닌 사회주의 국가의 최고지도자 마오쩌둥과 김정은의 결정 없이는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없었다. 미국의 대통령 닉슨과 트럼프는 관료들을 불신하고, 자신을 중심으로 소수 인원이 문제를 해결하는 ‘탑-다운(Top Down)’ 방식의 의사 결정을 선호했기에 역시 정상들의 결단이 필요했다. 마오쩌둥과 닉슨은 미소 냉전 속 중소 분열, 베트남전쟁 등의 국제 요인과 문화대혁명 및 베트남전의 수렁이란 국내 요인 속에 두 정상의 회담 의지가 결합돼 첫 정상회담과 ‘상하이 코뮈니케’를 이끌어냈다. 김정은과 트럼프는 미중 패권 경쟁이란 국제 요인과 경제 문제 등 국내 요인 속에 역시 탑-다운 방식을 우선하는 두 정상의 의지에 따라 첫 만남과 함께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두 회담 모두 적대국 최고지도자와의 첫 만남이었던 만큼 정상들은 대만 문제나 비핵화 문제와 같은 난제를 바로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협력적 태도로 ‘관계 맺기’에 목적을 두고, ‘상징적 결과물’ 도출에 합의한 상태에서 회담에 임했다. 두 첫 정상회담은 후속 정상회담으로도 이어졌는데, 1차 정상외교에서는 관계 정상화와 같은 ‘실질적 결과물’ 도출에는 이르지 못했고,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에 만족해야 했다. 1970년대 후반 중국과 미국의 사례처럼 앞으로 북한과 미국 역시 2차 정상외교가 성사되기 위해선 ‘공동의 적’의 존재, 북한의 실제적 위협, 최고지도자의 인식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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