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북한에서 생산되는 1차 자료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북한이 공식적으로 발행하는 자료에 대한 검토와 분석은 북한의 정치체제와 운영체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동안 북한의 1차 출판물 자료 중, 김일성, 김정일 저작물 및 로동신문, 근로자, 천리마, 조선중앙연감 등과 주요 소설류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선행연구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공식문헌들중 우표는 북한체제를 시대별로 들여다 볼수 있을 뿐 아니라 운영 실태에 대한 풍부한 자료들이 담겨져 있는 작은 역사책이자 꼬마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우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많은 국가들은 자국의 국가이미지를 높이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정홍보처, 관광공사와 같은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범정부적 홍보조직이나 기관들을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자국의 이미지 관리와 홍보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하는 국가들에서는 민간 홍보(PR)전문기업에게 자국의 홍보를 의뢰하는 국가들도 여럿 존재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미국해외공보처(USIA: United Stated Information Agency)에서 국제적으로 알려진 민간 홍보 전문회사들과 계약을 통한 홍보(PR) 외교를 통해 미국은 약소국에 대해 친절하고, 관대하며, 평화적인 민주주의 정착을 돕는 정의로운 국가라는 좋은 이미지를 심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미국의 제재와 최고 단계의 유엔제재하에 북한이 자국의 목소리를 국외로 낼 수 있는 통로는 거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세계를 향한 북한의 목소리를 합법적으로 내보낼 수 있는 통로가 있으니 바로 우표 발행이다. 북한은 1974년 만국우편연합(UPU)에 가입하였기 때문에 만국우편연합 가입국가 192개국에 북한이 도안하고 제작한 우표를 통해 자국의 목소리를 내보낼 수가 있다. 작은 우표 한 장을 통해 발행국의 다양한 목소리를 외부로 송출할 수 있는 통로가 우표발행이다.
자유주의 국가에서 우표는 단순하게 ‘우편요금을 납부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부 또는 정부로부터 위임받은 기관이 발행하는 유가증권 증표’일 뿐이다. 하지만, 북한에서 우표는, 나라의 명함, 작은 역사책, 종이보석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북한에서 우표는 가장 작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광범위한 자국의 사상, 정치, 경제, 역사, 사회, 문화, 자연 등을 모두 다 담아내고 있는 선전화이자 꼬마외교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북한의 우표미술은 겉봉투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장식성뿐 아니라 내부결속을 추동하고 외부 세계에 자국의 목소리를 전하는 선전과 선동의 사명이 부여되어 있다. 북한의 우표미술은 어떤 사변이나 행사, 기념일, 사람들이 만들어낸 여러 창조물들과 지구상의 다양한 자연동식물들을 광범위한 대중에게 널리 소개 선전하는 목적이 있다. 북한 우표미술은 선전을 기본으로 하는 미술로써 그 묘사 대상은 어떤 개별적인 화가가 꾸며낸 것이 아니라 실지 사실에 철저히 의거한 구체적인 대상들을 그려내고 있다는 사실성을 강조한다.
북한에서 우표의 사명은, 조선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이고 조선인민이 얼마나 근면하고 강직한 인민인지 하는 것을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한다. 조선우표는 수령의 혁명사상을 구현하고 수령의 권위를 옹호하며 빛내여 나가는 주체형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조선우표는 공화국 북반구에서 성취된 거대한 사회경제적 변천과정을 생동하게 펼쳐 보여야 한다. 조선우표는, 우편통신을 보장하면서도 국가를 위한 인민들에게 필승의 신심을 안겨주어야 하며, 그들을 위훈에로 고무 추동해야하며, 인민들이 정의의 싸움에 대해서 세계 인민들로 하여금 지지와 성원의 목소리를 높이는데 기여해야 한다. 조선우표는, 조선의 혁명발전의 매 시기, 매 단계마다 조선에서의 백두산3대 장군의 위대성과 영도의 현명성, 조선노동당의 노선과 정책, 주체조선의 발전모습을 세상에 널리 소개해야 하며, 인민과 인민군군인들을 당정책관철에로 힘있게 떠밀어주는데 이바지 해야한다.
조선우표는, 복받은 인민들의 삶, 보람찬 투쟁과 생활, 위대하고 존엄높은 시대를 노래하며 혁명과 건설을 고무 추동하고 온 사회를 위대한 영도자의 두리에 철통같이 뭉친 하나의 대 가정, 일심단결의 화원으로 꾸려나가는데 참답게 복무해야한다. 북한의 공식문헌에서 우표의 사명에 대해 밝히고 있듯이 북한우표의 사명은, 체제선전과 주민선동 그리고 국외 청중을 향한 자국의 좋은 이미지 심어주기다.
우편물 이동시 사용되는 우표에는 소인이 찍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제 누가, 누구에게, 어느 지역에서 어느 지역으로 이동이 되었는지를 추정해 볼 수가 있다. 특히나 국제우편의 경우, 유엔의 산하 기구인 만국우편연합에 가입하지 않은 불법 단체나 기구가 발행한 우표 사용시 국제적 유통이 불가하기 때문에 북한이 발행한 우표를 붙인 우편물이 유통되는 국가에서는, 북한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우표에 사용되는 도상들과 구호를 통해 여러 국가에 우표발행국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가 있다. 우표가 갖고 있는 ‘작은외교관’으로서의 기능을 일찍이 간파하고 있던 일본의 경우, 한반도식민지전략을 전개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1905년 11월 ‘을사조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해 가기 전인, 1905년 4월 1일에 ‘한일통신기관협정’을 강제 체결 함으로써 우표발행권을 강탈해 갔으며 대한제국이 우편 업무를 통해 대외적으로 상황을 알릴 수 있는 길을 외교권박탈 이전에 미리 차단하였다.
북한의 우표가 갖고 있는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나라와 동일한 우편통신 수단이자, 우편서비스에 대한 국가의 보장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북한에서 우표는 ‘꼬마 통신원’, ‘나라의 증권’이란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둘째, 내부결속을 위한 인민에 대한 선전선동이다. 직관물이자 출판보도물로 분류되고 있는 우표 한 장에는 신년사, 당 대회 결정 사항, 공화국 창건, 노동당 창당, 토지개혁법령실시, 노동법령 실시 등을 비롯한 주요 공휴일은 물론, 국가 상징인 국기, 국장, 국화, 애국가 등과 김일성의 태양절, 김정일의 광명성절 등과 국가적 주요 행사들 등 모든 국가의 중요결정 사항들에 대한 우표들이 도상(圖像)과 함께 구호로 발행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북한에서는 우표를 “작은역사책”, “작은 박물관”이란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셋째, 대외적으로 북한체제의 우월성과 보통국가로서의 보편성을 강조하는 외교적 채널로서의 역할이다. 따라서, 북한은 전 세계에서 매년 개최되는 “국제우표박람회”에 거의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북한에서는 우표를, “나라의 명함” 또는 “꼬마외교관” 이란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넷째, 해외의 우표수집가를 대상으로 하는 우표 판매를 통한 외화벌이 수단이다. 북한에서 발행되는 우표들은 만국우편연합 가입회원국 190여 국가에 자유롭게 들어가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우표를, “종이보석”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이렇듯이 북한우표가 연구 소재로 상당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특수 자료로 분류되고 있어 접근과 수집이 어렵다는 이유로 북한 연구자들에게 외면되어 온것이 현실이다.
이 연구는 북한의 우표는, 직관물이며 출판물이고, 보도물이자 선전화이며 우표의 역할은, 우표도상(圖像)과 구호를 통해, 주민들을 공산주의 혁명가로 교양개조하는 ‘사상교양자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우표가, 당의 노선과 정책을 선전하는 ‘조직동원자적 역할’을 하고 있음도 확인시켜준다. 마지막으로 우표가 유일사상체제를 강화하는 ‘문화교양자적 역할’과 ‘대외선전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북한의 거리나 건물에서 쉽고 볼 수 있는 선전화가 내부결속용으로만 활용되는 반면에, 선전화에 일종으로 분류되는 우표의 경우에는 내부결속용은 물론, 대외적 국가이미지를 높이는데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자 하였다. 특히 선전화로서 우표의 장점이라면, 발행 수량에 제한 없이 대량 발행이 가능하고, 전 세계에 신속하게 보급될 수 있는 기동성과 보급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1946년 첫 우표를 발행한 것부터 2021년 최근까지 발행한 북한 우표 전량을 수집, 분석해 가며 북한의 정치적 상징, 경제적 상징, 그리고 외교채널 분야 등 세 개의 대 분류 하에서 북한우표가 국가미디어 매체로서의 기능과 국가적 상징성에 대한 내용을 분석하고 분류된 세 분류에 대한 정책의 변화추이를 실증적으로 검토해 나가면서 향후 북한 우표에 대한 분석 방법을 제시함은 물론 북한을 바라 불 수 있는 하나의 창(Window)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This study surveys on North Korean stamps as a role national media. North Korean stamps play a role of propaganda and agitation so that North Koreans, as the domestic audience, can follow the direction of the No dong-dang and the leader. In addition, North Korean stamps are being used to convey the image of North Korea as a member of the United Nations and a common nation with an excellent culture where laws and orders are normally established toward the 192 member countries of the UN Universal Postal Union and philatelist collectors. It is analyzed by classifying them into three subjects: the political, the economic, and the diplomatic channels.
This study shows that North Korean stamps are intuitions, publications, reports and propaganda. The role of North Korean stamps is to play the role of an ideological educator, educating and transforming residents into communist revolutionaries through stamp’s icons and slogans. In addition, the stamps should play the role of an 'organizational mobilizer' to propagate the party's line and policies. lastly, the stamps show that they are also in charge of the 'cultural educator role' that strengthens the monolithic ideology system and the 'role of external propaganda'.
While North Korea's general propaganda paintings are used only for domestic audience, in the case of postage stamps classified as a kind of propaganda paintings, it is intended to reveal that they are used not only for domestic audience but also for enhancing the national image externally. In particular, the advantages of postage stamps as propaganda are that they can be issued in large quantities without limit on the number of issues issued, and are excellent in mobility and dissemination that can be quickly distributed all over the world. In addition, there are various advantages that can be obtained by acquiring foreign currency when selling to stamp collectors. The fact that postage stamps issued in North Korea are circulated and serviced in a country means that the country recognizes the national legitimacy of the issuing country, North Korea. This is because the stamps issued by internationally illegal organizations or countries that have not joined the Universal Postal Union, a specialized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cannot be serviced outside the country.
It is hoped that the study of North Korean stamps, which are called “national business cards,” “small museums,” “little diplomats,” and “paper jewels,” will serve as a window through which we can look at North Korea a little wider and more divers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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