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90년대 경제위기 이후 북한의 축산부문에서 계획과 시장의 공존 양태 분석을 통하여 북한의 축산업 변화실태와 유형, 그리고 변화요인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990년대 이후 시장이 형성되고 공식화되면서 계획경제와 시장경제가 공존하게 되었으며, 이는 축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의 축산업을 육종, 사료 및 자재공급, 수의방역, 유통 및 가공 부문별로 계획과 시장의 공존 양태를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계획과 시장은 의미 있는 변화를 나타내면서 공존하고 있다.
북한의 축산업에서 계획의 수립 및 실행은 미시적인 변화이지만 공식화된 시장을 이용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고, 축산업의 모든 부문에서 계획과 시장은 계획 당국과 생산 주체의 사실상 협력과 생산 주체들이 적극적인 시장 연계를 통해 상대적이지만 자율성을 가지고 경영 활동하면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축산부문 실태를 파악한 결과, 경제위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거나 맹아 상태였던 시장 관련 정책과 생산 및 유통에서의 경영방식이 새롭게 창출되거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가운데 성장하고 있다. 시장경제 활동 과정에 주민들의 구매력이 향상되면서 다양한 축산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경제위기 이전에는 국가계획이나 자가소비를 목적으로 생산되던 축산물이 이윤획득을 위한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생산 주체는 수요를 보장하기 위한 공급의 확대로 대응한 결과 변화가 나타나고 주민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북한 축산부문 계획과 시장의 공존 양태에서 동학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계획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둘째,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축산시장이 자체로 진화하는 모습과 전문화가 맹아 상태로 관찰되고 있다. 셋째로, 다른 산업과 달리 축산업은 가축사육 규모의 규제(소는 제외)가 없고, 판매에서 완전한 자율성(소고기는 제외)이 허용되면서 축산전문 농가, 일반 가축사육 가구가 늘어나면서 농가소득이 증가하였다. 이것은 최소한 계획의 작성과 실행단계에서 국영축산과 협동농장 축산에서 지표별 계획이 감소하고 현금계획의 비중이 증가하며 개별적 농가들에서 가축사육을 통한 부업에 따른 소득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요인이 있다고 판단된다.
북한 축산시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성은 첫째로 축산물생산이 국영기업, 협동농장 공동축산, 개인 부업축산 등 소유 관계와 관계없이 공급이 아닌 판매를 목적으로 이행하며, 개발도상국에서 관찰되는 근대화 초기 양상을 보인다. 둘째 축산물 시장을 매개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하여 가계소득 증가에 이바지하고 있다. 셋째, 축산물 소비시장이 먼저 성장하고 생산재 시장(종자, 가축, 사료, 약품, 기타 방역 시설 등)이 따라서는 시장발달의 일반적 패턴이 축산부문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넷째, 시장수요에 부응하는 생산자 주체의 경제활동 성적에 따라 개인과 협동농장, 기업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본 논문은 북한농업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축산부문에서 계획과 생산, 판매과정의 다양한 변화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경제위기 이후 북한 축산의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주고자 하였다. 연구를 통하여 정부 주도 축산정책의 변화, 축산부문의 계획 작성과 실천 과정에서 공식과 비공식의 공존 양태와 축산업의 부문(육종, 방역, 사료, 사육 등)별 변화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이 논문의 성과라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북한축산업에서 계획과 시장이 공존하면서 수요의 증가에 따른 공급의 증가 등 시장 활용성이 확대되어 지역경제의 성장과 농가소득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을 주장한다. 시장화 이전 계획은 축산업 성장에 중요 요인이었지만, 시장이 공식화되면서 그 역할이 상당히 축소되어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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