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북한 현대 이야기문학의 대표적인 수령형상문학 작품인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의 서사 안에서 발견되는 종교적 성격과 그 의미에 대해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은 수령형상문학의 창작 기반이자 1차 문헌적 위상을 가지고 있는 『주체문학론』의 수령형상화 이론이 반영된 문학 작품으로, 이를 분석한 선행 연구자들의 연구 가운데 보다 전문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북한 현대 이야기문학의 종교적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 연구를 진행한 이유는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의 경우 수령론을 통해 정립된 수령의 신격화에 대한 문학적 반영과 정립이라는 측면에서 종교적 성격이 내포된 ‘경전적 위상’을 지닌 문헌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의 132개의 서사를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하였고, 전설의 실제성을 확립하기 위해 제정된 ‘금수산태양궁전법’과 북한의 최고 통치 규범이라고 할 수 있는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을 대표적인 고등종교인 기독교와 불교의 헌법과 비교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 과정에서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이 ‘전설’임에도 헌법적 체계 위에서 연계된 문학 작품이라는 특징과 그에 따른 위상이 부여되고 있는 점에서 정경화(正經化)되고, 사회의 전반적인 행사와 활동 속에서 지켜야 하는 법식과 규범을 제시하는 전설의 의례화(儀禮化) 기능을 확산시켜 북한 인민들을 비롯한 한민족과 전 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로서 보편화(普遍化)될 수 있도록 전설의 서사를 이끌고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논증에 집중하였다.
이를 위해 이 논문에서는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에서 얻은 결과들을 기반으로 문제 제기된 사항에 대해 합리적인 연구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혼합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 양적연구의 경우 수령론의 역사적 전개를 통한 종교적 연관성 연구를 통해 북한 사회 안에 종교적 성격이 유입되는 과정과 원인을 살펴보았고, 이것이 가시적으로 반영되는 사례를 연구하기 위해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에서 9개의 종교에서 사용되는 306종, 3524개의 종교적 용어와 9개의 종교계에서 발생시킨 9종 479건의 신이요소를 분류, 분석하여 Chi-spuared test 통계 분석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이 논문의 논의를 보다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었다.
이어서 진행한 질적 연구에서는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의 종교적 성격을 분석하기 위해 모든 서사 속에 내재된 신이 현상을 양적 연구의 분석 기준이었던 9개의 주제별로 나누어 살펴보았고, 신적 능력을 소유한 수령 김일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형태의 신적 존재들과 등장인물들 사이에 형성된 텍스트성과 종교적이며, 경전적인 특성의 구축을 통해 형성되고 있는 정경화(正經化) 과정을 확인하였다.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의 의례화(儀禮化)와 관련된 연구의 경우 북한 사회의 종교 의례화를 토대로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금수산태양궁전이 건축물로서 가지고 있는 성속의 특징을 종교 건축물들과의 비교를 통해 살펴보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제정된 금수산태양궁전법의 종교적인 의미와 양상을 모색하기 위해 고등종교의 헌법과 대조하는 제도적 측면에서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또한 전국적으로 건립된 수령 김일성과 후계자 김정일의 동상 공간이 지니는 의미를 함께 분석하였다. 그 결과 금수산태양궁전이 국가적 의례의 중심지로서 기능함과 동상을 통한 의례의 다각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 같은 의례화(儀禮化)의 정보 제공과 양상에 대한 세부적인 사례를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에서 기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북한 사회가 지닌 종교적 요소의 보편화(儀禮化) 경향을 살펴보기 위해 북한 내부의 최고 통치 규범인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을 기독교와 불교의 헌법과 비교 분석을 시도하였고, 분석 결과를 토대로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의 서사 안에 기록된 보편화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북한의 최고 통치 규범 속에도 기독교와 불교에서 추구하는 보편화의 양상이 발견되었고,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에도 수령 김일성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적 요소가 ‘온 사회’와 ‘온 세계’에 확산되고자 하는 보편화(儀禮化)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에서 살펴본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의 종교적 성격에 대한 논의 결과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이 북한의 현대 이야기문학 속에서 종교인식의 변화와 수령 중심의 종교관 정립을 위해 종교와의 공통성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동시에 궁극적 목적인 종교와의 비교를 통한 주체사상의 우월성을 표현하기 위해 종교와의 차별성을 시도하고 있는 성격을 가진 작품이라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와 더불어 체제 옹위를 위한 방어 기제로서의 의미를 지닌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 논문에서 다룬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의 종교적 성격과 의미에 대한 연구의 목표가 ‘남북의 상호 사회적 이해’라는 점을 볼 때, 이러한 문제의식과 관련된 논의는 사회적 차원으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관심을 통해 오랜 시간 유지된 분단으로 발생될 문제들이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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