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남북 간의 정치적 갈등과 위기 속에서도 개성공단 내에서 남북한의 주요 행위자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었던 원인을 탐색하였다. 개성공단에서 근무했던 기업인들이 겪었던 북한 당국, 북한 근로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형성과 행위 경험을 심층 면접을 통해 구체화하였다. 개성공단 내 행위자 간의 거버넌스 역동성 탐색이라는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근거이론 방법론을 활용하였다. 북한 내 개성공단이라는 낯선 공간 속에서 특이한 상황을 경험한 행위자들의 관점에서 중심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을 생성하는데 근거이론이 의미있는 기여를 하리라 판단하였다.
연구를 통해 개방코딩에서는 원자료를 줄 단위로 분석하여 415개의 개념과 40개의 하위범주와 18개의 범주로 구성하였다. 축코딩에서는 개방코딩에서 구성한 범주들을 Strauss와 Cobin의 패러다임 모형을 기본으로 하여 맥락에 맞게 재구성하였다. 축코딩에서 중심현상은 ‘경계 너머 기업들의 고군분투’로 나타났다. 중심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인과적 조건으로는 ‘두려움과 긴장으로 공단에 첫발’,‘당국 간 정치갈등’,‘무소불위 총국’으로 구성하였다. 맥락적 조건과 중재적 조건에 영향을 받고 작용/상호작용 전략으로서 나타난 결과는 ‘공동의 목표 수익창출’,‘새로운 각오로 공단 재개 준비’,‘재가동 염원과 그리움’으로 분석되었다. 개성공단에서의 경제협력 과정은 4단계로 나타났다. 각 단계는‘두려움과 긴장기’,‘고군분투기’,‘암묵적 융화기’,‘재개의 염원기’로 이루어졌다.
선택코딩에서는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핵심범주를 구성했다. 핵심범주는 ‘이념의 질곡을 극복하고 남북경협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기업들의 고군분투 과정’으로 나타났다. 핵심범주를 중심으로 이야기 윤곽을 기술하였다. 유형분석에서는 핵심범주를 중심으로 중재적 조건과 연계하여 가설적 관계를 정형화하였고 이를 근거로 가설적 관계진술문을 구성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의 유형은‘연대협력발전형’,‘균형성장추구형’,‘이익추구보신형’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상황모형에서는 핵심범주를 중심으로 연구참여자들의 상호작용을‘개인·가족수준’,‘조직수준’,‘사회수준’,‘국가수준’,‘전지구적수준’으로 확장하며 기술했다.
근거이론 분석을 통한 과정과 결과를 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남한의 레드오션에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제조기업들은 남북 정상 간의 합의로 설계된 개성공단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지만 예기치 못했던 많은 난관에 놓이게 된다. 체제안위 우선의 무소불위 권한을 행하는 총국, 근로의욕 없는 수동적인 북한 근로자, 남북 간의 정치적 갈등 등이 불거지게 된다. 기업들은 고군분투하며 상황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였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인센티브 제도를 확산시키고 존중과 베려의 리더십으로 북한 근로자의 마음을 열고 총국과는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총국의 참사들은 일방적으로 임금의 대폭 인상, 과세율 상향, 값비싸고 품질 낮은 북한 식자재 사용 강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개성공단에서 달러벌이 충성경쟁을 펼쳤다. 남북 당국 간의 대립, 기업들과 총국의 불협화음, 북한 근로자의 태업 등 다양한 갈등이 개성공단 내에서 벌어졌다. 갈등과 해소의 순환이 반복되면서 북한의 행위자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적인 총국의 달러벌이, 북한 주민의 소득 증진 등의 달성은 기업의 활발한 생산활동 성과에 달려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각 행위자 간에 실리적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기업의 수익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개성공단의 모든 행위자 사이에 협력거버넌스가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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