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를 국가 목표로 내재화하여 이행하려 하고 있다. 북한 전력인프라 개선을 위한 남북한 협력방안을 기후변화대응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북한은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온실가스배출을 억제하는 지속가능한 전력공급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한국은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북한을 활용하는, 궁극적으로 남북경협에 기여할 수 있는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즉 상호간에 긍정적일 수 있는 실용적 차원의 전력인프라 협력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북한 개발협력 연구에 있어 기후변화대응과 개발협력 통합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북한과 협력사업은 다자간 협력방식이 유력한데,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잃지 않기 위해서 국제개발협력 메커니즘에 정확한 이해와 대처가 필요하다.
본 논문은 기존 북한 전력인프라 협력방안 선행연구들과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첫째, 남북경협만의 관점이 아닌 한반도 탄소중립, 글로벌 기후위기에 공동대응과 같은 광범위한 이슈로 연계를 시도했다. 둘째, 남북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협력방안이어야 함에 주안점을 둔 연구이다. 셋째, 전력공급 방안에 추진체계 연구를 결합해서 실천적인 대안 제시에 주력하고자 했다. 넷째,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과 기후금융의 최근 경제적 측면의 변화를 반영하려 했고, 마지막으로 기존에 시도가 거의 없었던 북한의 탄소배출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북한은 전력 부족 국가이고 석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탄소 다배출 에너지 공급구조를 가지고 있다. 1990년 이래 탄소배출량은 에너지 부족 현상 심화와 함께 감소해왔지만, 탄소집약도는 상대적으로 높아 NDC에 밝혔듯이 향후에 배출량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는 국가이다. 즉, 기후위기대응 완화(mitigation) 차원에서 에너지효율성 향상이 필요한데, 국가 전력난까지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망 구축이 사실상 유일한 지속가능발전 솔루션이다.
북한 전력공급 관련 남북한 협력방식은 ‘북한의 조건부 국가감축목표(Conditional NDC)에 나타난 전력관련 정책의 우선순위’와 ‘한국 입장에서 제안 가능한 북한에 전력공급 방안’이 상응하는 지 비교분석을 통해 도출했다. 연구결과, 북한에 전력공급 방식은 첫째, 인도적 지원 성격으로 단기적으로 실현 가능한 가정용 소규모 재생에너지 공급, 둘째, 북한이 정책 선호순위 최우선에 배치한 송배전 손실률 축소와 상응하는 전력시스템의 유지 및 보수에 대한 지원, 세 번째, 북한 내부의 장기 자연 에네르기 성장 전략에 상응하는 유틸리티 스케일의 재생에너지 기반 독립형 전력망 구축 방안을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전력망 운영 안정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동북아 슈퍼그리드 연계 필요성이 부각될 수 있다. 북한과 전력망 연계는 그 첫 걸음이고 북한 전력 인프라 개선이 선행요건이다.
북한에서 진행될 기후변화대응 협력사업에 시사점을 찾기 위해, 논문의 후반부는 국제개발협력 추진체계를 사례 중심으로 분석했다. 남북경협 추진과정에서 북한 내부의 수용성은 중요한 제약요건 중에 하나이다. 기후변화대응 관점의 전력인프라 협력방안을 북측이 수용할 수 있을 지 여부를 판명해야 한다. 북한의 강령녹색시범구 지정에서 그린협력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북한 사업은 UN DP의 시행착오에서 읽히듯 현지 금융에 대한 이해, 덕동농장, 한스자이델의 경험에서 우러나듯 주민 삶을 중심에 둔 프로젝트 설계가 중요하다. 한국이 그린 ODA를 천명하며 제시한 모범적인 프로젝트는 복합금융 패키지인데, 한국 기업의 진출까지 포함한 구조이다. 전력시스템의 이식과 시장 창출,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까지 염두에 둔 남북한 협력방안을 설계해야 한다. 글로벌 사례 분석을 위해 소득과 탄소배출량 기준으로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을 비교 대상국가로 선정했다. 이들 국가에서 추진되고 있는 GCF의 프로젝트 4개를 선정ㆍ분석하여 북한에 시사점을 도출했다. 산업체 에너지효율향상 프로그램같이 북한에도 장단기 관점에서 적용 가능한 프로그램이 개도국 기후위기대응 차원에서 GCF의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마지막 부분에선 가칭 ‘한반도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을 구성하여 ‘한반도 그린뉴딜 시범사업: 강령녹색시범구 20MW급 태양광발전소 공동개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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