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 북한의 경제적 침체와 더불어 탈북이 본격화된 이후 북한이탈주민 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2020년 12월 기준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3만 3천여 명에 달한다. 북한이탈주민의 수가 늘어날수록 통일에 대한 논의의 시급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인간 존중의 인권 가치에 입각할 때 북한의 주민의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라도 남북통일은 언제나 우리의 정책적 현안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엄중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본 연구는 북한군 간부 출신의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의 경험이 갖는 현상학적 의미를 탐색함으로써 향후 통일 시대를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본 연구는 북한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군인 집단을 대상으로 복음수용을 활성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아울러 중요한 미시적 접근 방안과 거시적 정책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갖고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연구 목적 달성을 위해 본 연구는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의 제반 방법론을 적용하였다.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는 ‘체험의 성질’에 대한 기술뿐만 아니라 ‘체험의 표현이 갖는 의미’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연구자가 논제에 관한 사회적 가치를 도출해 내어 이를 제안하는 형태로 수행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북한군 간부 출신의 북한이탈주민이 복음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체험의 본질 탐색에서 끝맺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체험이 갖는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도출하여 향후 통일시대에 북한군의 복음화, 더 나아가 북한 전역의 복음화를 앞당기기 위한 함의를 이끌어 내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 수행에 필요한 자료 수집을 위해 연구참여자 선정 기준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였다. 첫째, 북한군 중에서 병사가 아닌 간부 출신의 북한이탈주민으로 면담이 가능한 자를 대상으로 한다. 둘째, 탈북 후 한국에 입국해서 주체사상을 극복하고 복음을 수용한 후 기독교인이 된 대상으로 한다. 셋째, 첫 번째와 두 번째 선정기준을 충족한 사람들 중에서 본 연구의 목적을 충분히 이해하고 1시간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심층 면담에 2회 이상 참여가 가능해야 하고, 자신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나누기로 자발적으로 동의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는 연구참여자를 4명 선정하여 심층인터뷰를 통해 분석 자료를 수집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 도출된 본질적 주제와 하위 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본질적 주제는 ‘조국 수호 간성으로서의 확고한 삶’이었고, 그 하위 주제는 ‘입신양명의 길 위해서’, ‘주체사상은 내 삶의 지향점’, ‘군 간부로서의 사명감의 내재화’였다. 두 번째 본질적 주제는 ‘주체사상에 대한 회의, 그리고 심리적 균열’이었고, 그 하위 주제는 ‘주체사상의 본질에 대한 의문’, ‘확고한 삶을 뒤흔드는 심리적 균열’이었다. 세 번째 본질적 주제는 ‘복음의 수용, 단 하나의 기회는 탈주(脫走)’였고, 그 하위 주제는 ‘처음에는 미미했던 복음의 씨앗’, ‘확신 속에 자라난 복음의 생명수(生命樹)’, ‘주체사상의 사상적 해체 단행’, ‘새 삶의 서막, 탈주(脫走) 결심’이었다. 네 번째 본질적 주제는 ‘새로운 환경 속 새로운 일상과 마주하기’였고, 그 하위 주제는 ‘새롭게 맞이한 환경 속에서 불거진 방황’, ‘그래도 이겨 내야 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었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본질적 주제는 ‘북한군 복음화 기수로서의 은혜로운 삶’이었고, 그 하위 주제는 ‘북한군 복음화를 위한 지혜 나누기’, ‘북한군 복음화를 위한 초석 다듬기’, ‘북한군 복음화를 위한 최상의 방략’이었다. 이를 근거로 통일 시대에 북한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북한 군인의 복음수용 활성화에 관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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