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김정은 시대 북한의 군민관계의 변화와 특징을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동안 북한의 군민관계에 대한 설명이 주로 당군관계의 규명을 통해 대체되었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정치학적인 관점보다는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식을 추구하였다.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식은 민군관계의 교류나 증진은 어떠하며, 민군간의 갈등은 어떠한 수준인지, 군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나 사회의 군에 대한 의식 성향, 사회변혁 과정에서 군의 역할 등은 어떠한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군민관계의 구성요소라고 할 수 있는 위상, 성격, 역할 중에서 ‘역할’이라는 측면에 보다 집중하였고, 특히 조선인민군의 사회적 역할과 그로 인해 변화되는 성격적 측면을 조명하여 김정은 시대 북한의 군민관 계를 귀납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김정은 시대 조선인민군의 사회적 역할은 크게 경제정책의 변화, 통치방식의 변화, 군사분야의 변화라는 세 가지 변화를 통해 다양한 양상으로 변화되고 있는 모습이 발견되었다. 경제정책의 변화 측면에서는 ‘핵무력·경제건설 병진노선’ 과 ‘사회주의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 채택이라는 두 차례의 변화와 아울러 국가 산업구조의 변화, 국가적 관광사업 중점 대규모 건설공사 등을 통해 사회적 역할의 다양한 변화가 초래되었으며, 통치방식의 변화 측면에서는 통치이념의 변화, 친인민적 리더십 구축, ‘자강력제일주의’의 부각과 사회적 동원운동 확산 등이 조선인민군의 사회적 역할의 모습을 변화시키는데 많은 영항을 주었다. 군사 분야의 변화 측면에서는 국가 핵무력의 완성, 최고지도자의 군사분야 현지지도, 군부엘리트 교체를 통한 군권 직접통제 강화 등의 구체적인 변화를 통해 조선인 민군의 사회적 역할이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김정은 시대의 조선인민군의 사회적 역할의 변화양상을 이전 김일성·김정일 시대와 비교하기 위하여 ‘목적과 대상’, ‘규모와 수준’, ‘내용과 방법’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설정하여 제시하였다. 김정은 시대 조선인민군의 사회적 역할의 변화양상은, 첫째, ‘목적과 대상’ 측면에서 볼 때,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역할에서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역할로 변화되었고, 둘째, ‘규모와 수준’ 측면에서 사회적 역할이 보다 확대되고 강화되었으며, 셋째, ‘내용과 방법’ 측면 에서는 ‘군이 주도하고 선도’하는 방식에서 ‘군이 지원하고 협조’하는 방식으로 점차 변화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김정은 시대의 북한의 군민관계를 ‘대(對)국민 관계’ 차원에서 다시 한번 살펴보면, 조선인민군의 사회적 역할이 과거 ‘군 주도·선도 형’ 역할에서 ‘군 지원·협조형’ 방식으로 변화되었고, 창군 초기에 강했던 ‘인민의 군대’로서의 성격적 회귀가 일어났으며, ‘친인민적’ 군민관계가 점차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 발견되었다.
조선인민군의 사회적 역할과 군민관계가 오늘날 어떻게 지속되고 있으며,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북한 내부의 변화를 탐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실증적인 분석과 검증을 통해 북한 내부의 변화를 계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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