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선군시대(先軍時代)’로 지칭되는 김정일 시대(1994.7.~2011.12.)의 북한아동문학에 관한 연구이다. 김일성 시대를 상징하는 용어가 ‘주체(主體)’라면, 김정일 시대를 상징하는 용어는 ‘선군(先軍)’이다. ‘주체시대’로 지칭되는 김일성 시대에 북한 사회 전반에서는 ‘주체사상’ㆍ‘주체철학’ㆍ‘주체문학’ 등 ‘주체’라는 접두어가 붙은 개념들이 속속 등장하여,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하였다. ‘주체시대’에 이어 등장한 ‘선군시대’에도 ‘선군사상’ㆍ‘선군정치’ㆍ‘선군문학’ 등 ‘선군’이라는 접두어가 붙은 개념들이 속속 등장하여, 사회 전반의 통치 이데올로기로 작동하였다. 따라서 김정일 시대의 북한아동문학을 고찰하기 위하여서는 ‘선군’이라는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고는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강조되었던 ‘군대’와 ‘과학기술’에 특히 집중하여,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의 특징과 의미를 밝히고자 하였다.
김일성이 1994년 7월 8일에 사망한 이후, 김정일 시대가 개막되었다. 김정일이 ‘선군사상’과 ‘선군정치’를 내세우면서 김정일 시대는 ‘선군시대’로 명명되었고, 선군시대의 문학은 ‘선군문학’ 혹은 ‘선군혁명문학’으로 귀결되었다. ‘주체문학론’을 확립한 김정일은 “선군혁명의 새시대”에 “당의 선군령도에 대한 충실성은 주체예술의 생명”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예술이 자기의 시대적사명을 다하기 위하여서는 선군시대 예술의 높은 경지를 개척하여야” 한다는 과제를 제시하였다. 또한 ‘선군문학’은 “주체사실주의문학, 주체문학발전의 계속이며 그 새로운 높은 단계의 문학”으로 규정되었다. 이와 같은 규정은 ‘선군아동문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즉, ‘선군아동문학’은 ‘주체아동문학’의 계속이며 그 새로운 높은 단계의 아동문학으로 규정되고 있는 것이다.
주체시대 이전 시기까지 북한아동문학의 창작방법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이었지만, 주체시대 이후로는 주체사실주의가 북한아동문학의 창작방법이 되었다. 주체사실주의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수령에 대한 충실성’이라는 요소를 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선군아동문학’은 ‘주체아동문학’의 계속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통하여 알 수 있듯이, 선군아동문학에서도 변함없이 주체사실주의를 창작방법으로 하고 있다. 주체시대에는 이전 시기의 사회주의 리얼리즘과 구분되는 새로운 창작방법이 대두되었다. 하지만 주체사실주의라는 조선 특유의 창작방법론을 이미 확립한 만큼, 선군시대에는 굳이 새로운 창작방법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 이에 따라서 선군아동문학의 특성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주체사실주의에 “당의 선군령도에 대한 충실성”이라는 요소를 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체시대 북한아동문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끝없이 충실할 것을 강조한다는 점인데, 이와 같은 ‘주체아동문학’의 특징은 ‘선군아동문학’에도 충실히 계승된다. 다만 김일성이 세상을 떠난 현실을 고려하여, 후계자인 김정일에 대한 충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주체시대에는 김정일이 “주체혁명위업의 계승자”라는 점이 부각되었다면, 선군시대에 이르러서는 김정일의 “선군혁명령도”가 부각되는 양상을 나타내 보인다.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은 김일성 사후 ‘고난의 행군’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고난의 행군’을 극복한 저력을 원동력으로 삼아서 ‘강성대국’ 건설로 나아가야 한다는 국가적 목표를 제시하였다. 북한에서는 ‘혁명적 군인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고난의 행군’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으며,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데 있어서도 모든 북한 주민이 “군대식”으로 사고하고 “군대식”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에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은 ‘강성대국’ 건설을 위하여, 북한아동들이 “군대식”으로 사고하고 “군대식”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또한 과거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아동이 “원쑤”에 맞서 싸웠던 모습을 역사소설로 형상화하기도 하였다.
또한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은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데 있어서 최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에 따라서 북한의 인공지구위성 발사라든지 “지하핵시험”을 형상화하기도 하였으며, 과학환상소설을 통하여 최첨단 과학기술이 일상이 된 미래 세계의 모습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은 ‘고난의 행군’ 극복과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충실한 아동문학이었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이 주체시대 아동문학과 특히 구분되는 차이점은 ‘군대’와 ‘과학기술’에 관한 강조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이 ‘군대’를 강조하였던 것은 ‘고난의 행군’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 ‘과학기술’을 강조하였던 것은 정보기술의 폭발적인 발전 추세 속에서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선택이었다.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은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은 문학사적 의의를 가지고 있지만, 그 한계 역시 뚜렷하다. 주체시대 북한아동문학은 주체사실주의라는 새로운 창작방법을 확립함에 따라서, 이전 시기의 북한아동문학과 확연히 구분되는 특성을 나타내 보이게 되었다. 반면에 선군시대 아동문학은 주체시대 아동문학과 확연히 구분되는 창작방법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선군시대 아동문학은 주체시대 아동문학의 계승이지만, 선군시대의 요구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한 차이를 드러낼 뿐이다.
북한에서는 ‘선군문학’이 “주체사실주의문학, 주체문학발전의 계속이며 그 새로운 높은 단계의 문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이 주체시대 북한아동문학에 비하여 발전한 모습을 보인다면,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은 주체시대 북한아동문학보다 “새로운 높은 단계의 문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라서 결론을 내리자면,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은 주체시대 북한아동문학에 비하여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 못하다. 선군문학이 주체문학과 구분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기본 주인공”이 “로동계급”이 아닌 ‘군대’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에 따라서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은 노동계급을 따라 배우던 아동상을 대신하여, 인민군대를 따라 배우는 아동상을 제시하였다. 또한 역사소설을 통하여 아동이 직접 ‘군대’가 되어 무기를 들고 “원쑤”에 맞서 투쟁하였던 모습을 형상화함으로써, ‘군대’가 된 아동을 “기본 주인공”으로 내세우기도 하였다. 하지만 선군아동문학은 주체아동문학의 창작방법을 답습하면서, 기존 “로동계급”의 자리를 ‘군대’로 대체하였을 뿐이다.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은 주체시대로부터 선군시대로의 시대적 변화에 따라서, 달라진 시대적 과제를 충실히 반영하였다. 하지만 시대적 과제를 충실히 반영하였다는 점 이외에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만큼의 문학적 변화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과학기술’을 소재로 한 작품들에서도 마찬가지의 모습만 드러난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성과를 반영하여 인공위성 발사라든지 “지하핵시험”을 형상화하기는 하였으나, 과학기술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 이외에 특별한 문학적 의미를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그나마 비교적 자유로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선군시대 과학환상소설은 단조로운 생활에 짓눌려 있는 북한의 아동 독자에게 일정한 재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마저도 최첨단 과학기술의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전 시기의 과학환상소설과 뚜렷이 구분되는 특성을 찾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은 주체시대 북한아동문학의 창작방법을 답습하며 ‘군대’와 ‘과학기술’을 강조하는 시대상 반영의 차원에 머물고 있을 뿐, 북한의 주장처럼 주체시대 북한아동문학보다 “새로운 높은 단계의 문학”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선군시대 북한아동문학은 발전이 지체되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This is a study on children's literature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uring the Kim Jong Il era (July 1994 ~ December 2011) that is also called the "Songun era". If the term that symbolises the Kim Il Sung era is "Juche", it is "Songun" for the Kim Jong Il era. The Kim Il Sung era, which is called the "Juche Era", saw the emergence of a series of concepts with the prefix "Juche" such as "Juche ideology", "Juche philosophy" and "Juche literature" in all spheres of the society, and they became the ideology that rules the nation. The "Songun era" that followed the "Juche era" saw the emergence of a series of concepts with the prefix "Songun" such as "Songun ideology", "Songun politics" and "Songun literature", and they functioned as the ruling ideology of the whole society. Therefore, to study the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Kim Jong Il era, it is necessary to understand the concept of "Songun". This study is an attempt to apprehend the characteristics and meanings of the children's literature in the DPRK during the "Songun era", focusing on the "military" and "science and technology" that were strongly emphasised during that time.
After the death of Kim Il Sung on the 08th of July, 1994, the Kim Jong Il era commenced. With Kim Jong Il putting forward "Songun ideology" and "Songun politics", the Kim Jong Il era was named the "Songun era", and literature during the "Songun era" ended up being "Songun literature" or "Songun revolutionary literature". "Songun literature" was defined 'a continuation of "Juche literary realism" and improvement of "Juche literature" into a newer and higher level of literature". Such definition was applied to "Songun children's literature" as well. It means that "Songun children's literature" is a continuation of "Juche children's literature" and improvement into a newer and higher level of children's literature.
Prior to the "Juche era", the creative method of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was socialist realism, but since the "Juche era", it was replaced by Juche realism. To sum up Juche realism, it is "loyalty to the leader" added to socialist realism. The emphasis on "Songun children's literature" being a continuation of "Juche children's literature" shows that Juche realism is still the creative method of Songun children's literature. During the Juche era, new creative methods that are distinctive from socialist realism of the past emerged. However, with the DPRK's own creative method "Juche realism" already in place, it was not necessary to seek new creative methods during the Songun era. Therefore, to sum up the characteristics of Songun children's literature, it is "loyalty to the Songun leadership of the Workers' Party of Korea" added to Juche realism.
The most essential feature of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Juche era was the emphasis on endless loyalty to Kim Il Sung and Kim Jong Il, and such feature of "Juche children's literature" is faithfully inherited by "Songun children's literature". And yet, as Kim Il Sung died, we can see that loyalty to the current "leader" Kim Jong Il is more strongly emphasised. During the Juche era, it was highlighted that Kim Jong Il was the “successor of Juche revolution achievements", but by the Songun era Kim Jong Il's “Songun revolutionary leadership” comes to the core.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contributed to overcoming the traumas of the "arduous march" that came after the death of Kim Il Sung and presented the national target of becoming the "strong and prosperous nation" using the strength that overcame the "arduous march" as the momentum. The DPRK thought that it was the "revolutionary military spirit" that made it possible to overcome the "arduous march" and emphasised that it is important for all North Koreans to think and live "in military way" in order to build the "strong and prosperous nation". Along this line,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portrayed the children in DPRK thinking and living "in military way" in order to build the "strong and prosperous nation". In addition, based upon historical experiences, children fighting against the "enemies" were depicted in historical novels.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also emphasised that the development of cutting-edge technologies and science is essential in building the "strong and prosperous nation". To reflect this, children's literature depicted the DPRK's artificial satellite launches and underground nuclear tests and presented the future world where cutting-edge technologies and science have become part of everyday life via science fiction.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may be meaningful in literary history for being faithful to the needs of the time such as overcoming the "arduous march" and building the "strong and prosperous nation". The most notable feature of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compared to that of the Juche era is its strong emphasis on "military" and "science and technology". Its emphasis on "military" was an inevitable choice to overcome the "arduous march", and emphasis on "science and technology" was a choice to correspond to the changing of the times amidst tremendous development in information and technology.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has such meanings in literary history as those dealt with in this study, and it also has distinctive limitations.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Juche era established the new creative method of Juche realism, revealing clear differences from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of the past. In contrast, children's literature during the Songun era has no obvious differences in creative methods compared to that of the Juche era. Children's literature during the Songun era is a continuation of children's literature during the Juche era and only shows some differences as it deals with the need of the Songun era.
DPRK insists that ‘Songun literature is a continuation of “Juche literary realism" and its advancement, and a newer and higher level of literature'. If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shows better features than that of the Juche era, then it may be called a “newer and higher level of literature”. However, to draw conclusions based upon the results of this study,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does not show improvements from that of the Juche era. The most distinctive feature that differentiates Songun literature from Juche literature is the principle that the main character should be "military", not "working class". Therefore,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presented the images of children modelling after the military instead of working class. Also, through historical novels, children's literature put forward children who became "military" as "main characters", depicting them holding arms themselves and fight against the "enemies". And yet, Songun children's literature simply imitated the creative methods of Juche children's literature, just replacing the "working class" with "military". Moving on from the Juche era,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faithfully reflected the challenges that came along the changing of the times. However, other than faithfully reflecting those challenges, no meaningful literary changes worth mentioning can be found.
The works about "science and technology" also show similar features. Reflecting the achievements of cutting-edge technologies and science, they depicted artificial satellite launches and underground nuclear tests, but hardly any literary elements particularly meaningful can be found other than that. It may be said that Songun era science fiction that stands out with more or less free imagination may offer some enjoyment to the children readers in DPRK who are suppressed by monotonous everyday life. However, other than reflecting up-to-date achievements in cutting-edge technologies and science, it is hard to find any notable differences from the science fiction of the past.
In conclusion,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just imitates the creative methods of that of the Juche era, simply emphasising on "military" and "science and technology" to reflect the times, rather than being a "newer and higher level of literature than children's literature during the Juche era" as DPRK insists. Therefore, we may appraise that children's literature in DPRK during the Songun era is retarded in making progress.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