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이 협상과 합의, 이행과 파기 과정을 거치면서 가시적인 해결구도로 넘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협상과정에서 각 국가가 처한 국제환경과 국내 정치동학이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분석함에 있어 본고에서는 하비브의 ‘비대칭협상이론’과 푸트남의 ‘양면게임이론’을 원용하였다. 하비브의 ‘비대칭협상이론’은 약소국이었던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벌인 협상전략의 구조화 과정과 동태성을 파악하는 데 유효하였다. 총체적인 힘에서 열세였던 북한은 NPT 탈퇴, 1차 핵실험 등 ‘벼랑끝 전술’을 통해 이슈관련 힘에 있어 집중력과 통제력을 강화하였고 제네바합의, 9.19 공동성명, 싱가포르 북미공동성명 도출 과정에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려하였다. 또한 협상과정에서 드러나는 국내 게임(레벨 Ⅱ 게임)을 설명하기 위해 푸트남의 ‘양면게임이론’을 원용·적용하였고 북한과 미국이 국제환경 및 국내정치적인 문제들에 따라 자신들의 협상크기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살펴보는 데 유용한 틀을 제공하였다.
각 협상 과정을 시기 및 계기별로 3가지로 나누었는데 첫째는 1차 북핵위기와 제네바합의, 둘째는 2차 북핵위기와 9.19 공동성명, 마지막으로는 김정은 정권출범 이후 북한의 핵능력 강화와 싱가포르 및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사례가 그것이다.
하비브의 비대칭협상론에 근거할 때 각 협상 계기 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북한의 의지와 집중력은 미국의 협상 의지보다 강했고 미국은 다양한 대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슈관련 구조의 힘을 구성함에 있어 통제력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푸트남의 양면게임이론에 근거할 때 다원주의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은 단일한 의사 결정 체제를 가진 북한 보다 국제환경과 국내정치적 제약을 휠씬 더 많이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협상의 가능범위 즉 윈셋(win-set)의 크기를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북한 역시 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윈셋(win-set) 크기를 조정하면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고자 하였다. 한편 중국 정부와 한국 정부의 중재노력은 동북아 정세변화를 가져오면서 북한과 미국 모두의 윈셋(win-set) 크기에 영향을 미쳤다.
본고에서는 1·2차 북핵위기 뿐 아니라 기존 연구에서 미흡했던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의 북핵위기 경과와 최근 북미협상 과정에서 전개된 국내 정치게임(레벨Ⅱ 게임) 양상도 분석하였는데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사례에서 보듯이 최근으로 올수록 국내 정치적인 요소가 대외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보완적 연구가 계속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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