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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경제 하에서 시장의 형성과 발달에 관한 연구 : 과정추적법(Process Tracing)을 활용한 북한시장의 인과 메커니즘 분석

A Study on the Formation and Development of Markets in a Controlled Economy : An Analysis of Causal Mechanisms in the North Korean Market Using the Process Tracing Method

상세내역
저자 백명숙
학위 박사
소속학교 숭실대학교 대학원
전공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일원)
발행연도 2021년
쪽수 240
지도교수 김성배
키워드 #백명숙   #통제경제   #북한시장   #정부의 유형   #7   #1 경제관리개선조치   #5차 화폐개혁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   #인과 메커니즘   #단일사례연구   #질적연구   #과정추적법   #역사적 제도주의   #경로진화   #중대한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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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내역
초록
본 연구는 90년대 이후 북한시장의 변화를 통제경제 하에서 시장의 형성과 발전이라는 시각에서 미시 및 거시적으로 분석하고 종합적으로 정리한 연구이다. 미시적으로는 90년대 이후 북한에서 취해진 핵심 조치들을 대상으로 그 도입의 인과 메커니즘을 분석했고, 거시적으로는 미시적 분석결과를 토대로 북한시장의 변천과정을 경로진화 및 중대한 전환점의 변화 등에 주목하여 분석, 정리했다. 분석대상으로는 북한시장의 3대 조치인 2002년 실시된 7.1 경제관리개선조치, 2009년에 시행된 5차 화폐개혁, 그리고 2019년에 헌법으로 입법화한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 등이 포함됐다.
본 연구를 수행하게 된 주요 배경은 다음과 같다. 현재 북한을 연구하는 학계에는 북한시장에 대해서 서로 상반되는 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문제를 보는 시각과 분석방법을 달리하여 분석해 봄으로써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사실 고난의 행군이라고 불리는 1990년대 경제난 이후 북한전역에 형성된 자생적 시장은 현재까지 팽창과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시장의 발전과 확산이 과연 북한의 정치사회적 변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고, 시장을 통한 북한사회의 변화를 바라보는 학자들의 견해에도 차이가 있다. 우선 경제학을 배경으로 하는 일군의 학자들은 북한시장의 확산이 개혁과 개방을 향하고 있으며 정부가 시장의 확산을 주도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치학을 배경으로 하는 학자집단은 북한에서 시장의 팽창이 정치, 사회적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시장의 확산이라는 동일한 현상에 대한 이와 같은 견해의 차이는 북한이라는 특수한 연구대상이 가지고 있는 폐쇄성과 양적자료의 신뢰성 문제, 질적자료의 대표성 문제라는 연구의 환경적 제약으로 발생된 것이다. 북한사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원자료가 충분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을 연구하는 연구자는 개인의 주관이나 학문적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현상을 파악하게 되고, 그 결과 북한에서 벌어지는 시장확산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판단하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그동안의 연구들과는 다른 시각과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북한시장을 분석하고 아울러 북한정부의 시장에 대한 접근방식과 태도 및 의도 등을 파악해 보았다. 우선 분석의 시각으로 본 연구는 북한정부가 시장에 대해 펼치는 정책의 의도와 시장확산의 원인을 파악하고자 통제경제(Controlled Economy)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북한정부는 시장의 형성과 발전을 어떠한 형태로 통제를 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특히 본 연구는 Shelifer와 Vishny가 제안한 정부의 유형을 활용하여 시장에 대한 정부의 통제행위 자체는 중립적이라고 가정했고, Acemoglu와 Robinson의 포용적 제도, 착취적 제도의 개념을 적용해서 시장에 대한 북한정부의 시장에 대한 접근이 포용적 통제인지, 착취적 통제인지 규명했다. 본 연구는 분석방법으로 최근 역사적 제도주의와 국제정치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과정추적법(Process Tracing)을 활용하여 북한시장의 인과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과정추적법은 단일사례연구의 하나로, 이론을 바탕으로 수립한 주가설, 대립가설을 검증하여 인과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방법이다. 과정추적법은 연구수행과정에서 분석대상의 역사적 배경, 순서, 사건, 행위자들의 행동, 중요문서 등을 통해 진단적 증거를 찾고 필요, 충분조건의 논리체계를 통해 가설을 검증한다. 과정추적법의 이러한 과정은 중범위 수준(Meso Scale)의 소수사례를 통한 인과 메커니즘 규명을 가능하게 한다.
분석결과, 본 연구는 첫째, 7.1 경제관리개선조치에 대한 과정추적 분석을 통해 북한이라는 국가는 시장에 대해 착취적 통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밝힐 수 있었다. 북한정부는 시장의 확산과 변화의 주체인 동시에 시장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정부는 1990년대 후반 경제난을 계기로 시장을 수용하는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실행하면서도, 정부의 힘을 축적한 뒤 느슨해진 국가의 통제를 강화하고자 했다.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시장이 개설되고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무역체계가 개선되었으며 경제특구가 신설되었다. 그럼에도 북한에서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체제전환의 시작으로 보기에 어려운 이유는, 이 시기에 만들어진 시장경제를 위한 법과 제도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수준이 취약하며 사적소유권의 전면적인 개편과 국영기업의 법인화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북한정부는 이 시기에 자본주의의 확산과 개혁, 개방에 대해 강하고 분명한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므로 7.1 경제관리개선조치는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방식이 계획에서 시장으로 변경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5차 화폐개혁과 관련하여 본 연구는 북한정부가 이 정책을 통해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고 사회주의 체제를 공고히 하고자 했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북한정부가 내세운 화폐개혁 단행의 표면적인 이유는 양극화 개선과 인플레이션 감소였다. 그러나 화폐개혁 단행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 의도는 시장경제에서 계획경제로의 회귀와 시장에 축적된 부를 정부가 흡수하여 강성대국 건설 및 당 창건 100주년 행사와 같은 정치자금을 모으는 데 있었다. 또한 북한정부는 시장경제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잘 알고 있었고, 이를 체제유지의 위협요인으로 인식했다. 이 시기 북한정부는 최우선 과제로서 체제유지를 위해 화폐개혁을 시도했고, 그에 대한 주민들의 저항이 오히려 체제에 위협이 갈 수 있음을 인식했다.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을 총살함으로 성난 민심을 잠재운 북한정부의 행동을 통해 북한에서 5차 화폐개혁이 단순히 시장관리의 차원을 넘어서서 체제유지에 위협요인으로 작동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화폐개혁의 실패과정을 겪으며 북한정부는 매우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되는데, 그것은 주민들의 삶에 깊이 뿌리를 내린 시장을 이제는 무효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셋째,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의 실행과 관련해서 본 연구는 북한정부가 이 제도의 목적을 체제유지에 두고 있음을 밝혀내었다.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통해 기업의 자율권과 경영권이 강화되는 등 기업에 시장 메커니즘이 파격적으로 투영되었지만, 기업은 여전히 국가소유이며 정부의 통제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를 통해 기업에 부여된 경영권은 국가의 통일적 지도 아래에 있는 제한된 권한이며, 국가는 기업의 유동자금 등을 활용하여 집단적 이익을 추구한다. 김정일 사후에 권력을 중앙으로 집중하고 경제난을 해결해야 했던 김정은은 화폐개혁 실패를 통해 중요한 학습효과를 얻는데, 그것은 바로 시장활용의 중간지점을 파악하게 된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정부는 유명무실한 중앙계획을 폐기하는 등 시장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제고 하고자 했다019년 헌법에도 기록된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는 정부로부터 기업경영에 대한 권한을 부여받은 경영인들이 경제성과의 결과를 책임지게 했고, 정부에게는 경제성장과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얻는 효과를 만들었다. 결국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도 이전에 행했던 2개의 조치들과 유사하게 시장에 대한 국가의 관리와 통제라는 맥락을 따라가고 있다. 시장을 활용하여 경제적 성과를 독려하는 북한정부가 주민들에게 궁극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사회주의 강성대국의 건설이다. 북한정부의 이와 같은 시장통제의 기술은 사적소유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시장이 사회 곳곳을 잠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사회가 체제의 모순과 자기부인에 넘어지지 않는 이유가 된다. 시장을 통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것이 북한주민들의 집단적 목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끝으로, 본 연구는 이상의 분석결과들을 종합하여 북한시장의 거시적 변화를 판단해 보기 위해 역사적 제도주의의 관점에서 북한시장의 변화를 정리해 보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분석의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발전과 시장통제의 행위자로 북한정부를 규명했다. 또한 역사적 제도주의의 중요한 아이디어인 경로진화적(Path Evolution) 관점과 중대한 전환점(Critical Juncture)이라는 개념을 통해 북한시장에 대한 관찰을 마무리했다. 북한정부는 1990년대 경제난이라는 중대한 전환점을 통해 관리와 통제가 가능한 시장을 수용했고, 이후 북한시장은 정부에 의해 발전되며 정부에 의해 통제받는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조치들을 통해 시장에 대한 통제와 관리의 기술을 점점 더 진화시키고 있다. 이와 같이 시장통제의 경로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의 상황을 고려할 때,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시장경제의 성장으로 인해 생겨나는 분권화, 정보의 결집을 통한 북한의 정치사회적 변화는 가능하지 않다. 그럼에도 북한정부가 시장에 대한 경로를 개선할 가능성은 다음의 경우라고 예측할 수 있다. 만약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 및 주변국과의 관계 등 외부적 요인으로 북한사회에 고난의 행군과 견줄 만큼 새롭고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시장을 대하는 북한정부의 경로 변화에 또 다른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목차
"제 1 장 서론 1
1.1 연구의 배경과 목적 1
1.2 연구문제 5
1.3 연구의 범위와 가설 5
1.4 연구의 접근법 7
1.5 연구의 구성 9

제 2 장 이론적 논의 10
2.1 사회의 두 가지 질서 10
2.2 시장경제의 속성 11
2.2.1 세 가지 제도적 기반 11
2.2.2 시장경제의 기능 14
2.3 정치와 시장 15
2.4 정부의 역할 17
2.5 통제경제 하의 시장경제 20
2.5.1 계획경제와 통제경제 20
2.5.2 통제경제의 정의와 적용 25
2.5.3 시장에 대한 정부의 통제 26
2.6 이론적 틀 31

제 3 장 북한시장의 3대 조치와 선행연구 분석 35
3.1 북한시장의 3대 조치 35
3.1.1 북한 경제개혁 의제의 진행과정과 시장의 형성 35
3.1.2 7.1 경제관리개선조치 38
3.1.3 5차 화폐개혁 43
3.1.4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 47
3.2 선행연구 분석 50

제 4 장 연구의 접근법 70
4.1 질적연구와 양적연구 70
4.2 단일사례와 다중사례 74
4.3 과정추적법 개괄 76
4.4 과정추적법의 유형 80
4.5 과정추적법의 적용 81
4.6 과정추적법의 유용성 86

제 5 장 인과 메커니즘 분석 91
5.1 7.1 경제관리개선조치의 실행 (2002년~2004년) 91
5.1.1 가설의 설정 95
5.1.2 타임라인과 이벤트 작성 95
5.1.3 주가설의 검증 97
5.1.4 대립가설의 검증 112
5.2 5차 화폐개혁의 실행 (2005년~2009년) 131
5.2.1 가설의 설정 134
5.2.2 타임라인과 이벤트 작성 135
5.2.3 주가설의 검증 137
5.2.4 대립가설의 검증 144
5.3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의 도입 (2010년~2019년) 163
5.3.1 가설의 설정 165
5.3.2 타임라인과 이벤트 작성 166
5.3.3 주가설의 검증 169
5.3.4 대립가설의 검증 178

제 6 장 분석결과 및 논의 194
6.1 인과 메커니즘 분석결과 194
6.2 북한시장의 인과 메커니즘: 시장발전과 시장통제의 행위자로서의 북한정부 206
6.3 향후 북한시장 방향성 논의 209

제 7 장 결론 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