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Allison의 외교정책 결정모형을 이용하여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연구한다. 트럼프 대북정책은 크게 3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부터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합의하기까지다. 이 시기 미국의 대북정책은 ‘최대 압박정책(Maximum Pressure Policy)’의 특징을 보였다. 대북 압박정책을 추진하게 된 환경적 변수는 ① 북핵 능력 고도화와 ② 미중 전략경쟁 두 가지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직면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장기 목표로, 핵ㆍ미사일 모라토리엄 선언과 협상테이블 유도를 당면 목표로 설정하였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① 경제적 수단, ② 군사적 수단, ③ 외교적 수단을 동원하여 북한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였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 차원의 다자제재뿐만 아니라 양자 차원의 대북제재를 추가하였다. 한반도에 최신 전투기를 순환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도 강화하였으며, 양측의 최고지도자 사이에는‘늙다리 미치광이’, ‘리틀 로켓맨’ 등 험악한 말들이 오갔다. 유엔과 우방국을 동원하여 북한의 외교적 고립도 추진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일관되게 핵ㆍ미사일 개발을 가속하였으며 양측간의 기 싸움은 1년 이상 지속하였다. 결국, 2017년 11월 말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김정은은 2018년 신년사를 통해 대외정책 방향전환을 선언하고,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복귀함으로써 미국의 1단계 대북정책 목표는 어느 정도 성취되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2단계 대북정책은 1단계와 완전히 양상을 달리하게 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를 기점으로 대외정책의 대전환을 선언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양국 간 첫 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 이 시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최대 압박정책에서 ‘최대 개입정책(Maximum Engagement Policy)’으로 전환하였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약 1년의 기간 안에 총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압박에서 대북개입정책으로 전환하는 데 영향을 준 변수는 ① 북한의 대외정책 전환, ② 한국의 적극적 중재, ③ 트럼프의 국내정치적 위기 심화 등 3가지다. 이 시기 미국의 공식적인 대북정책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였지만, 트럼프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정치적 위기극복이 우선이었다. 대북개입 정책의 결과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는 큰 진전이 없었지만, 김정은과 최초로 정상회담을 개최한 미국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선전 거리는 마련하였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대북개입정책 추진 의도는 절반만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3단계 대북정책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임기 말까지다019년 6월 말 판문점에서 남북미 3자 정상회동이 있었고, 같은 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국과 북한 실무진 간 비핵화 후속 회담이 열렸지만, 의미 있는 진전은 없었다. 따라서 이 논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핵심인 제1단계 및 제2단계 분석에 집중하였다. 단계별 대북정책의 주요 특징과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핵심 행위자를 먼저 선별하고, 이들의 조직관, 권력 기반, 개인적 목표, 선호 방식을 비교하였다. 그 과정에서 협상 상대국인 북한의 외교행태 및 중개자로서 한국의 역할도 일부 고찰하였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압박정책과 개입정책 간 선택의 딜레마 속에서 두 가지를 모두 교차적으로 시도해 보았지만, 미국의 궁극적 목표인 북한의 비핵화 및 정상국가화 달성에는 실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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