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북한의 식량위기와 재난 대응 지원을 둘러싼 아카이브의 실천성을 위해 아키비스트가 탐험적으로 해외기관의 소장기록을 찾아내고 기록을 이용하여 해석이 가미된 서사적 글쓰기를 시도한 결과이다. 이 연구는 아카이브를 준비하기 위한 예비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연구자는 1990년대 이후 북한에서 본격화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과 재난관리 경험과 교류를 알아보고자 이야기(서사)가 깃든 기록의 재현을 시도하였다. 기록의 재현은 남북한 소통과 정보접근의 제한이 많은 현실 여건에서 북한사회와 취약계층이 처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외기관의 관여 목적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인도적 지원과 재난 대응 기록은 피해지역 당사자들의 위기를 함께 인식하며 공동체 회복을 꾀한다는 점에서 공동체 기록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경감시키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이타적 활동의 결과라는 점에서는 인권 평화적 감수성을 담지하고 있다. 지원의 주체가 다양하다는 점에서는 공공기록, 민간기록, 종교단체 기록으로 구별도 될 수 있다. 따라서 기관의 정체성에 따라 달라지는 기록의 특징도 탐구할 수 있다.
아키비스트가 위기 극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경험을 서사화하는 것은 사회적 고통에 대한 보편적 지향과 위기지원을 근거로 기록의 가치를 발견하는 실천적 아카이브 활동이다. 각 장에서는 문화적 차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취약계층을 도운 시민들과 기관들이 계속 등장한다. 주제아카이브에 속한 기록들이라고 할 수 있다. 취약계층이 처한 사회 환경 및 사회경제적 개선을 위한 역사적 경험에 바탕을 둔 기록을 이용한 글쓰기인 까닭에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한 성찰적 서사를 전개한다.
이 글에서 아카비스트는 기록 이용자이자 수집가이며 이야기 진행자이다. 기록을 수집하여 해석한다는 것은 기록 이용자들이 무엇을 유념하고 기록 그 자체를 인지해야 할 것인지 안내하는 것도 포함된다. 보편적 지향을 추구하는 이 글은 다른 가치가 확연히 드러나는 프레임에 따른 한 사회의 판단을 유보한다. 인도적 지원을 둘러싸고 합의된 가이드라인과 권고 기준에 근거하여 기록주체와 기록을 인식하는 방법을 취했다. 이때 서사자는 기록과 아키비스트 사이의 간주관성을 견지하여 드러내기 글쓰기를 시도하면서 기록의 역할과 가치를 발견하는 기록 인식론을 위해 실천적 아카이빙을 시도한다..
해외기록 연구는 남북교류협력을 준비하는 연구 방법론에도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서사적이며 실천적인 아카이브가 미래 사회에도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록관리가 발달한 선진국의 웹아카이빙의 결과인 기록을 이용하여 재현의 과정을 시도하였다.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며 재난에 다가선 이타성과 지속적 관계의 중요성이 한 사회의 재난을 이해하고 연구하는데 필요한 참고자료 이상의 가치를 어떻게 보여주는 지 기록연구에 의존하였다.
기록 읽기와 해석적 글쓰기는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은 해외기록을 이용하여 가보지 않은 현장의 문제와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는 기록 인식론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또한 공적기관부터 시민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재난의 개입과 관여현상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궁극적으로 기록인식은 시민 참여가 늘어나는 세계화의 흐름과도 연결된다. 이 글에서 제안하는 실천적 아키비스트의 역할은 아래로부터의 세계화와 기록화에 대한 참여와 실천이다.
이 글은 한 나라를 사례로 국제기구와 시민사회의 역할이 드러난 기록을 연구하였지만, 이타적 관심에 기반한 지구 곳곳의 국제협력 활동의 늘어나는 세계화의 흐름에서 기록 인식의 사회적 논의에도 기여할 것이다. 기록이 생산되기까지는 한 사건에 대한 보이지 않는 이해관계자들이 관여하고 있다. 선한 사람들의 네트워크는 재난을 이겨내는 동력이 된다. 지구 곳곳의 사회적 고통에 다가가는 국경 없는 시민연대가 실천적 아카이브로 기억되어야 함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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