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김정은 시대 탈북대학생의 구술조사를 통하여 탈북 트라우마와 정체성 변화 및 남한에서의 갈등문제를 살펴보고, 치유와 공존 방안을 고찰하였다. 김정은 시대의 탈북은 자본주의와 외부정보에 대한 접촉이 계기가 되었다는 점과 탈북자금에 따라 위험에 노출되는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에 가족지원형과 단신탈출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삶의 경로에 따라 트라우마의 양상과 남한 삶에서 경험하는 고충이 달랐다. 특히 단신탈북형은 북한에서의 가족 해체와 탈북 과정에서 인신매매 등의 외상을 경험하였고, 이에 따라 우울감과 불안, 대인관계에서 강한 경계심이 트라우마 징후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경험들은 이들의 정체성을 다양한 모습으로 분화시킨다. 본고에서는 복수의 정체성을 하나의 생존 전략으로 보고, 개인적 정체성이자 삶의 원동력이 되는 New-Being 정체성과 집단적 정체성으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남한생활의 갈등으로 보면, 이들은 체제와 생활문화 차이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지만, New-Being 정체성이 확고할수록 질 높은 삶에 대한 갈망이 더 커서 경제적‧정서적인 영역에서 고민이 깊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남북대학생공동체 모임을 예로 들어 치유와 공존 방안을 모색하였다. 여기에서 탈북대학생들은 남한주민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정서적 안정을 꾀하고 정체성의 균형을 조정해가고 있다. 그리고 통일의 담지자로서 남북 통일문제에 대해 진중한 사유를 하고 있었다. 이는 곧 남북한주민의 가치‧정서‧문화의 통합 과정에 현실적인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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