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대한민국 국가이미지에 대한 북한이탈주민의 인식에 관한 연구이다. 기존의 북한이탈주민 연구들은 대부분 북한이탈주민의 일방적 적응을 기대하는 남한 중심적 사고로부터 출발하였다.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주민 통합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한이탈주민의 일방적 노력이 아닌 한국이라는 국가적 현실과 사회적 환경, 북한이탈주민의 의식에 대한 이해를 고려해야 한다.
그 첫 단계로 남한 내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대한민국의 국가이미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 본 연구의 문제의식이다.
본 연구는 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인식이 대한민국에 대한 그들의 신념과 태도, 행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고, 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특성이 무엇인지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북한이탈주민 405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하여 설문을 진행하였으며, 국가이미지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는 국가명성지수(CRI)를 적용하였다.
본 연구는 크게 3단계로 구성되었다.
1단계로 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에 대한 인식이 다른 집단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인식과 어떻게 다른지 파악하기 위해 남한주민, 외국인, 이주민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첫째, 남한 출신 한국인들은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빠른 경제 성장과 선진국 진입이라는 현대사가 존재한다. 또한 국가이미지 하위요소 가운데, 기술력, 문화 콘텐츠 등 비교적 대외적 홍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분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인식한다. 반면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중에서도 정치, 정책, 정부기관, 공권력 등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둘째, 외국인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는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를 함께 응답하는 경향을 보였다. 분야별 인식을 살펴보면, 경제 성장, 전통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정치문화, 환경오염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에서는 한국인의 친절함, 친밀함, 겸손함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부정적인 요인은 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배타성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셋째, 이주민 집단은 거주 목적에 따라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요소들 가운데서도 자신의 경제 활동에 관련된 요인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주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은 자국보다 발전된 국가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주민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의 평균값은 대체로 보통보다 높게 나타난다.
2단계로 설문조사를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는 어떻게 나타났는지 분석하였다. 그 결과, 국가이미지 하위 변인 중에서는 물리적 소구가 4.1539로 가장 높게 평가되고 있었으며, 감정적 소구(4.0774), 재정적 소구(3.8914), 물리적 소구(3.7707), 사회적 소구(3.7407), 문화적 소구(3.7210), 리더십 소구(3.4728)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는 전체적으로 보통(3)보다 높아 긍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결과는 앞서 살펴본 이주민 집단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특성과 비슷하다. 또한 리더십 소구를 가장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남한주민이 정치인, 정책, 정당, 공권력 등 정치 관련 분야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과 유사하다.
반면 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에서는 외국인 집단에서 보였던 이중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즉, 외국인 집단은 대한민국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를 동시에 하고 있는 반면, 북한이탈주민들은 모든 요소에서 긍정적인 응답을 하였다. 또 국가이미지 하위 변인 가운데 물리적 소구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교육, 주거, 의료 등 대한민국의 발전된 분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단계로 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영향요인을 분석하고, 정착기간에 따른 국가이미지에 남한 학력이 미치는 매개효과를 분석해 보았다.
특히 눈에 띄는 결과는 연령과 남한에서의 학력에 따라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평가가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북한에서의 사회적 지위에 따른 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는 집단별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한에서의 정착기간에 따른 대한민국 국가이미지에 남한 학력이 미치는 매개효과를 살펴본 결과, 리더십 소구 관계에서만 남한 학력의 부분적 매개효과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첫째, 남한에서 거주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학력이 높아질수록 대한민국의 정치적 이슈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갖게 되고, 이러한 정보가 축적되어 현실 정치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둘째, 민주주의 이론상에서의 리더십과 현실 정치의 차이 때문이다. 셋째, 남한 지식인과의 관계 및 접촉을 통해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하며, 향후 북한이탈주민의 대한민국 국가이미지에 대한 개선방안 수립, 북한이탈주민의 국가이미지의 형성 과정에 대한 논의 추가, 설문조사 대상의 한계 극복의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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