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북한의 소년 조직인 조선소년단이 사회통합기제로서 가지는 역할 과 특성을 분석한 것이다.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기제와 북한 사회를 이해하는 키워드로 북한의 모든 주민들이 경험하는 조직 생활을 통한 초기사회화에 관심을 가지고, 그러한 사회화를 담당하는 주요 기관인 조선소년단에 주목하고자 한다. 특히 소년단이 북한의 아동들에게 국가가 의도하는 자아와 가치관을 형성하기 위해서 어떠한 내용과 방법으로 사상교육을 실시하고, 그밖에 이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북한의 모든 초등학교 학생들이 2학년에서 3학년 사이에 입단하여 예외 없이 조직 생활을 해야 하는 조선소년단은 소련의 소년 조직인 '소년개척단'을 모방하여 1916년 6월 6일에 창립되었다. 북한의 모든 아동들은 만 7세 때부터 소년단 활동을 통하여 북한 사회에서 가장 강조되는 집단주의 생활양식과 조 직생활의 규범을 습득하고, 사회적으로 주입되는 가치들을 내면화하게 된다.이러한 소년단은 또래집단으로서 1차 집단의 성격과 정치사회조직으로서 2 차 집단의 성격을 모두 포함하는 복합적인 성격과 기능을 가진 사회화 기관이 다. 또한, 전국적으로 통일된 조직이면서도 독자적인 상설 지도기관이 존재하지 않은 채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는 조직이기도 하다. 현재 소년단은 '사회주의 조국을 위하여 항상 준비하자!'라는 구호를 바탕으로 소년단원들을 "주체혁명위업의 후비대로 튼튼히 준비"시키기 위해 정치사상교육을 중심으로 다양한 조직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소년단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주요 임무들을 살펴보면 크게 다음의 네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위대한 수령님과 경애하는 장군님의 사랑과 은덕을 언제나 가슴깊이 간직하고 선군조선의 앞날을 떠메고나갈 믿음직한 역군으로 든든히 준비해나 가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조선을 위하여 배우자!'는 구호를 따라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아름답고 고상한 도덕품성과 튼튼한 체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좋은 일하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벌려야 한다는 것이다. 소년단이 담당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과 역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정치사상교육이다. 정치사상교육의 내용으로는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충실성 교양, 주체사상으로 튼튼히 무장시키는 것, 노동계급의 혁명의식과 계급의식으로 무장시키는 것 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지도자에 대한 충성은 시대를 초월하여 가장 강조되고 있는 정치사상교육의 내용이다. 정치사상교육이 이루어지는 주요 방법들에는 학습회, 각종 소년단 모임, 답사 또는 견학, 경연, 그리 고 직관물 또는 출판물을 통한 교육 등이 있다. 선전대, 가창대, 축하단 등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각종 사회정치 활동과 ‘꼬마 계획'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좋은 일하기 운동' 또한 소년단의 중요한 활동이 다. 특히 학생들에 대한 경제적 동원의 성격을 가지는 '좋은 일하기 운동'은 학생들이 느끼기에는 현실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조직 활동이다.' 여기에는 나무 심기, 토끼 가죽 모으기, 유휴자재 모으기, 퇴비 모으기, 각종 작물과 꽃 심기, 학교 또는 마을 청소 등이 포함된다. 그밖에 단원들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진행하거 나 단원들에 대한 도덕교육을 실시하고, 단원들의 체력을 키워주며 정서를 함 양시켜주는 것 역시 소년단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소년단원들에 대한 정치사상교육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소년단의 다양한 조직 활동들은 궁극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 측면에서 북한의 사회통합에 결정 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첫째, 단원들에 대한 효과적이고 조직적인 통제이다. 소년단은 단원들에 대 한 일상적인 사회통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국가 수준에서 이무어지 는 공식적 통제의 성격뿐만 아니라 또래집단 또는 소규모 집단 내에서 가능한 비공식적 통제의 성격을 모두 포함한다. 소년단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통제방식에는 크게 '규찰대' 활동을 통한 통제와 '생활충화'를 통한 통제 그리고 조직생활을 통한 통제 등이 있다. 학교 내의 소년단 간부들로 구성된 '규찰대'는 학생들의 등교, 미리, 복장상태, 학교규칙 준수 이부 등의 검열을 통하여 학교 안의 질서와 규율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생활총화는 보통 임주일에 한번 진행되는데 이 때, 자기비판과 호장비관을 통해서 일주일간의 생활에 대한 검열과 평가가 이루어진다.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이러한 자기비판과 동료 상호 간의 종화는 개인의 일탈행위를 규제하는 거 능을 수행하게 된다. 생활 총화를 통해 학생들은 정해진 물에서 벗어나지 않는 '착한' 학생으로 길들여지게 된다. 다음으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조직생활을 통한 통제가 있다. 북한의 학생들에게는 방과 후에도 방학기간에도 개별적인 시간이 거의 허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시간에도 북한의 학생들은 소년단 조직 속에서 사회정치활동 또는 '좋은 일하기 운동' 등을 하면서 단원들과 함께 보내야만 한다. 이러한 조직생활을 통해 학생들은 일탈행위를 시도할 기회 자체가 봉쇄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사회통제 아래 놓이게 되고 또한 이러한 사회통제에 익숙해지 게 되는 것이다. 둘째, 단원들에 대한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사회화이다. 소년단은 단원들이 당이 요구하는 일률적인 자아와 가치관을 형성하고, 당이 주입하는 도덕성과 문화를 내면화할 수 있도록 단원들의 사회화 과정에 개입한다. 소년단을 통한 북한의 사회화 과정을 살펴보면, 일관되게 긍정적인 자아인식 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이 강조하는 긍정적인 자아개념은 '혁명적 낙관주의‘라는 표현에 잘 집약되어 있는데, 현재는 비록 고난과 시련뿐일지 라도 이를 잘 극복하면 미래에는 '낙원'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단원들에게 국가가 부여하는 고정된 역할과 지위를 습득시키는데, 이 중 소년단원들에게 가장 강조되고 있는 지위는 '당의 후비대, "혁명의 계승자' 와 같은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서의 지위와 "당에 끝없이 충직한 소년근위대, '장군님을 결사용위하는 300만의 폭탄' 등으로 표현되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충성동이•효자동이'로서의 지위이다. 이 두 가지 지위는 소년단원들에게 지배 적 지위이자 귀속적 지위로 부여된다. 태어날 때부터 선택의 여지없이 주어진 지위이고, 북한에서 살아가는 한 공식적으로는 그 어떤 지위에 우선하는 절대 적인 지위로 간직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단원들에게 국가가 강조하는 도덕성을 함양시키는데, 북한이 소년 단원들에게 특히 강조하고 있는 가치는 집단주의 가치관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에서부터 사람 사이의 예절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의 도덕규범을 모두 망라하고 있는 공산주의도덕이다. 마지막으로 소년단원들은 조직 생활 내내 강요받는 각종 노력 동원이나 경제적 지원 활동을 통해 국가에 동원되는 것을 일상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한편, 소년단의 활동과 기능은 소년단을 둘러싼 사회 및 교육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북한 사회 및 교육 환경 에는 의미 있는 변화들이 발견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 동안 사회주의의 상징이라고 인식되어 오던 배급제가 붕괴되면서 당의 권위와 통제력은 약화되고, 생계유지를 위한 장사가 활성화되면서 여 행 및 이동의 통제가 이완되었다. 그 결과 북한 주민들의 문화접변 기회가 증가하고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자아의식이 증가한 반면에,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사회적 일탈이 증가하였으며 무상의무교육제도가 실질적으로 폐지되기에 이른 다. 이러한 변화들로 인해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남한 및 외부 세계에 대한 인식 이 변화하는 한편 체제에 대한 자긍심이나 당과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은 약화 되는 방향으로 북한 주민들의 사회의식이 바뀌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북한 사회 및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북한의 아동 및 청소년들은 소년단에서는 '사회주의'적 가치를 배우고, 집에서는 '비사회주의'적 가치를 배우는 이중적 사회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가정에서의 사회화 내용과 학교 및 사회 에서의 사회화 내용이 같지 않은 상황에서 단원들에게 공식적인 가치를 주입해야 하는 소년단의 책임과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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