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한국정치 연구, 나아가 북한정치 연구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그것은 한국정치 연구, 나아가 북한정치 연구가 남북한을 하나로 아우르는 ‘전한반도’적 시각에서 바라보지 못하고 각각의 정치를 따로 분석하는 ‘분단정치학’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한국정치 연구와 북한정치 연구가 현재와 같은 분단정치학을 넘어 전반도적인 시각을 가진 ‘한반도 정치학’ 내지 ‘한반도 정치론’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우선 법규적 이유이다. 긴 말이 필요 없이 민족적 숙원인 통일이라는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정치학도 남북한 정치를 하나로 아울러 파악하는 인식론적 전환을 통해 전반도적 시각을 갖춘 한반도 정치론으로 나가야 한다. 또 다른 이유는 학문적 이유이다. 지난 70년간 한국정치는 북한정치와 밀접히 연관되어 일종의 체스게임처럼 상호영향을 미치는 상호작용 속에 전개되어 왔다. 이는 북한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때, 한국정치와 북한정치의 과학적 인식을 위해서는 남북의 상호작용을 파악할 수 있는 전한반도적인 시각과 한반도 정치론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책은 이 같은 문제의식에 기초한 집단연구의 결과물이다. 한국정치 전문가와 북한정치 연구자가 분리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전반도적 시각에 기초한 한반도 정치연구란 두 분야의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며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공동연구가 필요하다. 다행히 이 같은 문제의식에 기초한 공동연구가 한국연구재단의 SSK(한국사회과학연구지원)과제로 선택됨에 따라 연구재단의 재정적 지원 아래 어려운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고 그 결과물을 묶어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이 책의 글들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모두 전반도적인 시각에서 남북한 정치를 다루려고 노력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서문 中)

서문 | ‘분단정치학’을 넘어 ‘한반도정치론’을 향하여 | 손호철

제1부 남북관계: 이론

시선과 경쟁: 남북관계, 시선의 정치학 | 정영철
한반도에서 평화와 통일의 변증법적 통합 | 정영철
‘적대적 상호 의존관계론’ 비판: 1972년 남한 유신헌법과 북한 사회주의헌법 제정을 중심으로 | 손호철·방인혁

제2부 남북관계: 역사

유신체제 수립을 보는 북한과 미국의 시각과 대응 | 신종대
서울올림픽과 남북관계 | 신종대
민주화 이후 보수정부의 대북정책 연구: 노태우, 김영삼, 이명박 정부 | 전재호
민주화 이후 진보정부의 대북정책 연구: 김대중·노무현 정부 | 신종대
김일성 시대 북한의 대남인식 변화 연구 | 방인혁
김정일 시대 북한의 대남인식 변화 연구 | 정영철

제3부 남북관계: 전망

북한인권 논의 성찰과 코리아 인권 | 서보혁
보편주의 통일론과 인권·민주주의 친화형 남북관계의 탐색 | 서보혁
북한의 민주주의론: 내재적 접근법에 기초하여 | 방인혁·손호철